이명주(24·포항)가 K-리그 사상 최고 대우를 받고 중동으로 이적한다. 총 '95억원'의 잭팟이 터졌다.
포항은 9일 서울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열린 긴급 기자회견에서 이명주의 아랍에미리트(UAE) 알 아인 이적을 발표했다. 포항은 이적료를 공개하지 않았다. 포항 관계자는 "양 구단의 합의에 따라 이적료를 공개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도 "K-리그 최고의 선수로서 그에 합당한 대우를 받는다"고 밝혔다.
바로 최고 이적료였다. 축구계에 정통한 관계자에 따르면 알 아인이 포항에 제시한 이적료는 500만달러(약 50억원)에 달한다. K-리그 사상 최다 이적료다. 현재까지 최다 이적료는 FC서울에서 볼턴으로 이적한 이청용이 보유하고 있다. 그는 2009년 당시 환율로 44억원(350만달러)을 기록했다. 이청용의 절친 기성용은 같은해 200만파운드(약 36억원)에 FC서울에서 셀틱으로 말을 갈아탔다. 올시즌을 앞두고는 데얀이 서울에서 중국 장수로 이적하면서 250만달러(약 25억원)의 몸값을 기록했다.이명주는 연봉에서도 특급대우를 받는다. 연봉 15억원에 3년간 뛰기로 계약한 것으로 알려졌다. 연봉 총액 45억원이다.
알 아인이 이명주에게 관심을 갖는 것은 기량을 인정했기 때문이다. 이명주는 포항의 유소년 팀인 포항제철중-포항제철고에서 성장, 영남대를 거쳐 2012년 포항에 입단했다. 그 해 신인왕을 차지하며 자신의 존재를 알렸다. 지난해에는 포항의 중앙 미드필더로 나서 더블(K-리그 및 FA컵 우승) 달성에 이바지했다. 시즌 베스트 11 미드필더 부문에 이름을 올렸다. 올해에는 전반기 11경기에서 5골-9도움로 공격포인트와 도움 1위, 득점 3위에 올라 포항의 선두질주를 이끌고 있다. 최근에는 K-리그 연속 공격포인트 기록(10경기)도 갈아치웠다. 후반기에도 이런 상승세를 잘 유지한다면 팀의 트레블(K-리그, FA컵, 아시아챔피언스리그 우승)에 도전할 수도 있었다.
하지만 이명주는 도전을 택했다. 그는 "이런 상황에서 나가는 것이 아쉽기도 하지만, 혼자 외국에서 지내는 것이나 언어에 대한 적응을 위해 나가야겠다는 생각이 강했다"고 설명했다. 중동은 최종 목표인 유럽 진출을 위한 발판이라는 점도 확실히 했다. 이명주는 "앞으로 뛰기 원하는 잉글랜드나 독일 등 더 큰 무대로 진출하기 위해 해외에서 적응해야겠다는 생각이 있었다"고 강조했다. 이어 "다음 월드컵 전에 유럽에 진출하면 월드컵에 뛸 수 잇는 기회도 올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알 아인에 대해서는 "아직은 잘 모르지만 세계적인 선수들이 많이 뛰는 것으로 알고 있다"며 "팀에 적응해 열심히 하겠다"고 말했다. 알 아인에는 가나 출신 축구 스타 아사모아 기안이 뛰고 있다.
이명주의 이적으로 거액을 쥔 포항은 고민에 빠졌다. 대체 자원 찾기가 쉽지 않다. 가장 유력한 대안은 김재성을 전진배치시키는 것이다. 김재성은 2012년 상주 상무에 입대하기전까지 포항에서 이명주의 자리에 뛰었다. 공수가 모두 가능하다. 또 문창진이나 이광혁 손준호 김승대 등 유스팀 출신 자원들을 중용할 수도 있다. 카타르SC에 임대됐다 복귀한 신진호를 뛰게 하는 방법도 있다. 하지만 카타르SC가 계약서 상에 임대 연장 조항이 있기 때문에 아직 확신할 수는 없다. 이날 이명주와 동석한 포항 관계자는 "일단은 현재 보유전력에서 대체자원을 찾을 것이다"고 밝혔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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