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4일(한국시각) 브라질 사우바도르 아레나 폰테 노바에서 벌어진 스페인-네덜란드의 2014년 브라질월드컵 조별리그 B조 1차전.
'행운아'와 '악동'의 대결로도 주목을 받았다. 스페인의 주장 이케르 카시야스(33·레알 마드리드)와 '오렌지군단' 네덜란드 부동의 원톱 로빈 판 페르시(맨유)였다.
선생님이었던 아버지와 미용실을 운영하던 어머니 사이에서 태어난 카시야스는 어린 시절 공격수를 희망하는 또래와 달리 골키퍼를 원했다. 이름을 알린 것은 1999년 나이지리아 세계청소년월드컵이었다. 당시 카시야스는 사비 에르난데스, 라울 곤살레스 등 이른바 황금세대로 불린 멤버들과 국제축구연맹(FIFA) 주관대회에서 스페인에 사상 첫 우승을 안겼다. 카시야스는 '행운을 타고난 사나이'이기도 하다. 레알 마드리드에서 1999~2000시즌 당시 주전 골키퍼 보도 일그너의 부상으로 18세의 어린 나이에 갑자기 주전 골키퍼로 발탁됐다. 생애 첫 월드컵 출전 때도 운이 따랐다. 백업 골키퍼였던 2002년 한-일월드컵 당시 대표팀의 주전 골키퍼 산티아고 카니자레스가 화장품 병을 발로차다 부상을 해 주전자리를 얻었다. 이후 카시야스는 눈부신 선방으로 스페인의 유로2008, 2010년 남아공월드컵, 유로2012 우승을 이끌었다. 카시야스의 놀라운 업적은 운에 걸출한 기량이 뒷받침됐기 때문에 가능했다.
특히 카시야스에게 브라질월드컵은 도전의 무대다. 월드컵 골키퍼 새 역사를 꿈을 꾸고 있다. 2002년 한-일월드컵부터 '무적함대'의 주전 골키퍼로 활약한 카시야스는 3회 연속 월드컵에서 7경기 무실점을 기록했다. 최다 무실점 기록은 피터 실튼(잉글랜드)과 파비앙 바르테스(프랑스)가 보유하고 있다. 10경기다. 또 다른 기록 경신에도 초점을 맞추고 있다. 최장 시간 연속 무실점이다. 카시야스는 칠레와의 2010년 남아공월드컵 조별리그 최종전 실점 이후 결승전 포함, 4경기에서 433분간 단 한골도 내주지 않았다. 월터 젱가(이탈리아)가 가지고 있는 517분에 84분차로 다가섰다.
판 페르시는 곱상한 외모와 달리 '악동'의 이미지가 강하다. 판 페르시는 어린 시절 부모의 이혼 영향으로 문제아로 전락했었다. 2004년 아스널 이적 당시에도 그의 만행은 '뜨거운 감자'였다. 네덜란드 페예노르트 소속이던 판 페르시는 PSV에인트호벤 이적이 확실시됐었다. 그러나 그가 택한 행선지는 아스널이었다. 특히 에인트호벤에는 한 통의 문자로 이별 통보만 하는 기행을 저지르고 잉글랜드 무대로 떠났다. 이듬해에는 옥살이도 했다. 미모의 모델이 강간을 당했다고 경찰에 신고, 불기소 처분을 받을 때까지 2주 동안 네덜란드 로테르담 감옥에 갇혀 있었다. 당시 판 페르시는 "두 자매와 아내가 있는 내가 다른 여성에게 어떻게 그런 행동을 할 수 있었겠는가"라며 불만을 드러내기도 했다. 그러나 이후에도 판 페르시는 나이트클럽에서 자주 목격돼 억울했던 성추행이 어느 정도는 사실이었다는 의심을 사고 있다. 경기장에서는 자신에게 거친 파울을 한 선수들을 가격하는 '악동'으로 낙인찍혀 있다. 그래도 기량으로 루머와 비난을 잠재운 것이 판 페르시다. 2005년 네덜란드 성인대표팀 유니폼을 입은 판 페르시는 84경기에서 43골을 터뜨리며 부동의 스트라이커로 활약했다.
결국 '악동'이 웃었다. 판 페르시는 두 골을 터뜨렸다. 특히 동점골을 환상적이었다. 다이빙 헤딩 슛이었다. '행운아'의 행운은 더 이상 이어지지 않았다. 무엇보다 카시야스는 최악의 실수로 실점을 내주는 악몽도 꿨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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