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두가 말을 잃었다.
알제리전 종료를 알리는 휘슬이 울렸다. 누구는 하늘을 올려다봤고, 누구는 고개를 숙인 채 일어서지 못했다. 손흥민(22·레버쿠젠) 구자철(25·마인츠)은 굵은 눈물을 흘렸다. 시간을 돌릴 수만 있다면 지우고 싶은 패배의 충격이었다. 벤치에서 걸어 나오는 선수들도 고개를 들지 못하긴 마찬가지였다. 서로가 서로를 위로할 처지가 아니었다. 홍명보 월드컵대표팀 감독과 코칭스태프는 돌처럼 굳은 얼굴로 라커룸을 향했다.
경기 후 선수들이 지나가는 믹스트존(공동취재구역). 가장 먼저 모습을 드러낸 이는 이재철 월드컵대표팀 미디어담당관이었다. 취재진에 "수고하셨다"는 말을 간신히 건넨 그는 착잡한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라커룸 분위기를 묻자 고개를 흔들 뿐 대답이 없었다. 그의 표정이 곧 라커룸 분위기였다.
홍 감독의 공식 기자회견이 끝난 뒤 한국 선수들이 한꺼번에 믹스트존으로 몰려 나왔다. 전방을 응시하거나 고개를 숙인 채 종종걸음을 쳤다. 빨리 자리를 뜨고 싶어 하는 표정이 역력했다. 간신히 취재진 앞에 선 이청용은 "잘 준비했는데 왜 이런 결과가 나왔는지 모르겠다"고 침울해 했다. 기성용 역시 기가 죽은 표정으로 "정신적으로 충격을 받았다"고 털어 놓았다. 그라운드에서 눈물을 보인 손흥민은 "첫 골의 기쁨은 없다. 팬들에게 (알제리전 패배로) 민망하다"며 붉게 상기된 표정으로 말했다. 윤석영(퀸스파크레인저스) 등 일부 선수들은 취재진의 요청에 '죄송합니다'라는 말만 남기고 서둘러 자리를 떴다. 서로에게 말을 걸기도 힘든 분위기가 믹스트존을 짓눌렀다.
단 한 명 만이 반전을 노래했다. 안톤 두샤트니에 코치다. 그는 "벨기에전을 준비할 시간이 많지 않다"면서도 "함께 노력해야 한다. 반드시 벨기에를 이겨야 한다"고 강조했다. 승리를 확신하느냐는 물음에는 "왜 안되느냐(Why not)"고 되물으며 "우리는 러시아전을 굉장히 잘 치렀다. 그렇게 또 하면 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알제리 취재진들은 축제 분위기였다. 전날까지 바히드 하릴호지치 감독을 '배신자'로 매도하던 이들은 승리가 확정되자 선수들을 붙잡기 위해 안간힘을 썼다. 한국 취재진에게 악수를 청하는 등 '승자의 여유'를 만끽했다. 한국축구사의 악몽으로 기억될 포르투알레그리의 밤은 그렇게 지나갔다.
포르투알레그리(브라질)=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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