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형마트들이 심각한 불황 타개를 위해 몸부림을 치고 있다.
올 상반기 대형마트 전체가 불황의 직격탄을 맞으며 고전을 하고 있다. 대형마트의 맏형 격인 이마트는 올 상반기 매출이 전년에 비해 1.6% 하락했다. 업계 2, 3위인 홈플러스·롯데마트 역시 각각 4.2%, 2.9% 줄었다. 최근까지 열린 2014 브라질 월드컵 특수를 기대했던 대형마트들은 오히려 된서리를 맞았다. 장기적인 내수 침체에 반짝 특수를 안겨줄 것으로 기대했던 월드컵을 앞두고 세월호 참사가 벌어지면서 소비 심리가 크게 위축된 것. 게다가 새벽 시간 경기라는 핸디캡과 우리나라 국가대표팀의 성적부진으로 월드컵 특수를 전혀 누리지 못하고 마케팅 비용만 날린 꼴이 됐다.
지난해에도 대형마트들은 썩 좋지 않은 성적을 냈다. 업계 1위 이마트는 지난해 매출 1.5%, 영업이익 2% 감소라는 성적표를 받았다. 홈플러스와 롯데마트도 지난해 영업이익이 20~30%씩 감소하며 수익성이 크게 악화됐다. 지난해부터 시작된 실적 부진으로 대형마트들 모두 발등에 불이 떨어진 상황이다.
결국 대형마트들이 하반기에 꺼낸 카드가 바로 파격할인 마케팅이다. 제일 먼저 파격할인이란 칼을 꺼내든 곳은 롯데마트다. 지난해 아깝게 홈플러스에 밀려 매출 3위로 내려간 롯데마트는 7월에 들어서자마 블랙 프라이데이 행사인 '땡스 위크(Thanks Week)'를 진행했다. 곧바로 롯데마트는 평소보다 3~4배 큰 규모의 450억원 상당의 물량을 풀면서 '통큰 세일' 행사도 실시했다. 3000여개의 품목에 450억원 물량을 최대 50% 할인된 가격에 팔아 소비자들의 지갑을 열었다.
한번 시작된 대형마트들의 가격 경쟁은 꼬리를 물 수밖에 없다. 가만히 있을 리 없는 이마트 역시 지난 9일까지 계란·삼겹살·우유·기저귀 등의 생필품 1000여개를 최대 50% 할인 판매하는 행사로 맞불을 지폈다. 가격에 민감한 생필품들을 파격적인 가격으로 판매하면서 자연스레 동네 소비자들을 이마트로 향하게 만들었다.
롯데마트와 이마트의 연이은 가격 마케팅에 손 놓고 있을 홈플러스가 아니다. 홈플러스는 창사 이래 최대 규모의 할인 행사라며 대대적인 가격 마케팅을 계획했다.
홈플러스는 오는 17일부터 8월 13일까지 한달 동안 역대 최대 규모 할인 행사인 '대한민국 기(氣) 세일'을 실시키로 했다. 홈플러스는 신선 및 가공식품·생활용품·패션·가전 등 전 부문에 걸쳐 4000억원 규모, 1만여개 품목을 최대 70% 할인된 가격에 판매하는 파격적인 마케팅을 진행한다. 행사를 시작하는 첫 주(17∼23일)엔 생수·고추장·참기름·현미·세제·화장지·샴푸 등 500개 핵심 생필품을 원플러스원(1+1) 행사와 함께 50% 할인 판매한다. 또 전국 139개 직영매장과 쇼핑몰 내 푸드코트, 홈플러스 익스프레스, 인터넷쇼핑몰, 모바일과 SNS 등 전 유통채널에서 동시에 진행할 정도로 전방위적으로 진행한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소비 심리가 얼어붙으면서 유통업체와 농가, 협력업체 피해가 커지고 있다"면서 "민간소비 감소로 이어지는 악순환이 반복되고 있어 물가를 낮추는 행사를 기획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무엇보다 홈플러스가 대대적인 가격 할인 행사에 나섰다는 사실만으로도, 현재 대형마트의 상황이 얼마나 다급한지 보여주는 증거다. 지난 1999년 창립한 홈플러스는 외환위기 직후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때도 할인 행사를 진행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더이상 홈플러스도 가격 경쟁에서 밀려 이마트와 롯데마트에 고객들을 뺏길 수 없다는 의지를 보여주고 있는 셈이다.
대형마트들의 가격 경쟁 혈투가 언제까지 계속 될지, 과연 승자는 누가 될지 업계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박종권 기자 jkp@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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