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권을 사면 될 것 같은데 한 번도 되지 않더라. 그것처럼 아마 불가능한거겠죠."
김병수 영남대 감독은 몸을 낮췄다. 대학팀으로는 유일하게 FA컵 8강에 올랐지만, 프로와의 실력차를 인정했다.
13일 K-리그 클래식 성남FC와의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김 감독은 '칼레의 기적'에 대한 평가에 대해 "복권을 사면 될 것 같은데 한 번도 되지 않더라. 그것처럼 (프로 팀을 이기는 것은) 아마 불가능한 것"이라고 밝혔다.
공은 둥글다. 약팀이 강팀을 이길 수 있는 것이 축구이고, 스포츠다. 김 감독의 8강 전략은 '선수비 후역습'이었다. 기존 공격축구를 과감히 포기했다. 김 감독은 "우리 축구를 접었다. 아무래도 결과도 챙겨야 하기 때문에 수비 쪽에 무게를 뒀다"고 설명했다.
이상윤 성남 감독대행은 경기 전 "프로와 아마의 차이를 확실히 보여주겠다"고 선언했다. 그러면서 6대0 대승을 기대했다. 이에 김 감독은 "프로와 아마의 차이는 당연한 말이다. 모든 사람들은 기적을 꿈꾼다. 신데렐라처럼…. 우리는 배운다는 자세다. 전혀 다른 시스템을 가동했다. 선수들이 얼마나 이 시스템에 적응해주느냐가 관건"이라고 덧붙였다. 또 "6골을 넣겠다는 성남이 3골로 줄여줬으면 좋겠다"며 농을 던졌다.
대학 팀이 FA컵 8강에 오른 것은 역대 세 번째다. 1998년 동국대와 2009년 호남대가 8강 무대를 밟은 적이 있다. 김 감독은 "난 선수들에게 기대를 안한다. 항상 나에게 거짓말을 하기 때문이다. 기대만큼 못해준다라는 의미"라고 했다.
김 감독은 선수 육성에 탁월한 사령탑으로 평가받고 있다. 대학에서 빛을 보지 못하던 영남대를 상위권으로 끌어올렸다. 비결은 무엇일까. 기술보다는 심리적인 면에서 차별화를 뒀다. 김 감독은 "어린 선수들이 축구에 대한 부담감을 느끼면 힘들어진다. 내가 잘해야 한다는 마음에서 벗어날 수 있도록 만들어줘야 한다. 10경기를 한다고 했을 때 10경기를 모두 잘 할 수는 없다. 3경기는 잘하고 3경기는 못하게 돼 있다. 또 3경기는 무난하게 하게 돼 있다. 이 부분에서 자유로워져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희생정신은 살아있어야 한다. 이 부분이 기술보다 더 중요하다"고 했다.
성남=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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