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인들은 롯데 자이언츠는 분위기를 많이 탄다고 말한다. 롯데가 4위에서 내려오는 순간, 다시 치고 올라가기 어렵다고 보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요즘 롯데 야구를 보면 이런 시각이 이상하리 만큼 맞아 떨어진다.
롯데 선수들의 표정은 긴장한 티가 팍팍 난다. 반면 상대편 선수들은 팀 순위가 롯데 보다 아래에 있는데도 생기가 돌고 표정이 살아 있다. 이건 덕아웃 같은 현장에서 느낄 수 있는 제3자의 직감이다.
롯데 선수들은 전반기까지 잘 해오다 왜 후반기에 이렇게 부진할 걸까.
롯데의 현재 주축 야수들 중 2008년부터 2012년까지 5년 연속 포스트시즌에 진출했을 때 기둥 축 역할을 했던 선수는 없다. 당시 롯데의 주축은 이대호(일본 소프트뱅크) 홍성흔(두산) 가르시아로 봐야 한다. 손아섭 강민호 황재균 전준우 등의 비중은 빅3 다음이었다. 빅3가 차례로 팀을 떠난 후 롯데 타선은 서서히 힘을 잃고 있다. 손아섭만 성장을 멈추지 않았다. 황재균 전준우는 예상 보다 발전 속도가 느리다. 전준우의 경우 이번 시즌 갈피를 잡지 못하고 있다. 강민호(타율
0.214)는 전문가들의 국내 최고 포수라는 평가에 어울리지 않는 성적 지표를 보여주고 있다. 그는 FA 75억원 계약 첫 해에 팬들로부터 가장 혹독한 평가를 받고 있다.
롯데는 지난해 팀 타격 부진을 해갈하기 위해 FA 최준석과 외국인 타자 히메네스를 영입했다. 시즌 초반 '손석히' 트리오라는 신조어를 만들어 냈지만 제대로 가동된 적이 없어 빛을 보지 못했다. 최준석은 시즌 초반 4~5월의 부진을 딛고 일어나 요즘은 꾸준히 자기 역할을 해주고 있다. 반면 4~5월 몰아쳤던 히메네스는 지난 7월 28일 이후 한달 가까이 왼무릎 통증을 호소하면 1군 전력에서 빠져 있다.
팬들은 지금도 이대호 홍성흔 가르시아가 있었던 시절의 화끈한 타격을 기대한다. 달라진 선수들은 '홍대갈' 트리오 시절 같은 힘과 정확도를 갖추지 못했다. 아직 검증이 덜 된 정 훈 박종윤 등에게 지금 이상의 성적을 기대하는 것 자체가 모험이다. 그리고 이름도 낯선 하준호 김민하 오승택 같은 백업 선수들에게 깜짝 활약을 기대하는 것도 무리수다. 결국 최근 몇 년간 롯데의 선발 라인업의 한 자리씩을 차지했던 강민호 전준우 등이 제몫을 해줘야 팀이 살아난다.
롯데 타자들이 전반적으로 약한 번트 작전 수행 능력이나 연이은 수비 실책의 경우는 선수와 코칭스태프 공동의 책임이다. 전체적으로 롯데 선수들의 기본기가 떨어진다는 건 전문가들의 공통된 지적이다. 후반기 경기 중 번트 실수는 수도 없이 나왔다. 수비 실책은 지난 겨울 반복 훈련으로 전반기 효과를 보는 듯 했다. 하지만 심적 스트레스가 강하고 체력이 떨어진 후반기 경기에선 그 중압감을 견뎌내지 못하고 무더기 실책을 쏟아내고 말았다. 일례로 롯데는 24일 3루수 황재균의 치명적인 악송구로 다잡았던 사직 LG전을 역전패했다. 롯데 코칭스태프는 선수들의 기본기 부족을 이미 알고 있었다. 그렇다면 미리 준비를 했어야 한다. 더 강도 높은 훈련으로 선수들의 실수를 줄여야 했다.
롯데 투수진도 시즌 전 기대치를 미치지 못했다. 선발 두 자릿 승수에 도달한 건 유먼 한 명이다. 당연히 10승을 해줄 걸로 믿었던 송승준(6승) 옥스프링(7승) 장원준(8승)이 아직 10승과 거리가 있다. 결국 5선발은 시즌 내내 주인을 찾지 못했다. 확실한 에이스라고 할 만한 강력한 투수가 없다. 그래서 연패를 끊을 힘이 없는 것이다.
롯데 투수진은 전반적으로 생기가 떨어진다. 젊고 힘있는 투수가 자리를 잡지 못하고 있다. 선발 불펜 모두 30대 투수들이다. 또 구위를 앞세운 파워 피처가 아닌 대부분이 기교파들이다. 이러다보니 힘이 떨어지고 제구가 조금만 흔들려도 버텨내지를 못한다.
과부하가 걸린 좌완 불펜 강영식은 1군과 2군을 오르락내리락하고 있다. 이명우는 등판 경기수가 많아지면서 공에 힘을 잃었다. 전성기를 넘긴 정대현에게 무리한 걸 요구할 수도 없다. 2년 연속으로 시즌 중간에 마무리 투수가 바뀌었다. 노주환 기자 nog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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