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다른 전쟁터였다.
26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2014년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8강 2차전 기자회견. 서울과 포항, 두 팀의 칼끝이 춤을 췄다. 결전을 앞둔 두 팀의 표정엔 자신감을 넘어 비장함까지 묻어났다.
먼저 기자회견에 나선 황선홍 포항 감독이 포문을 열었다. "올 시즌 첫 목표는 ACL 우승이었다. 그 목표를 위해 전진해왔다. 우리의 전진은 누구도 막을 수 없다. 서울도 마찬가지다. 모든 역량을 쏟아내 승리할 준비가 되어 있다." 냉정했던 이전의 모습을 벗어던졌다. 2년 연속 조별리그 탈락의 아픔을 맛봤던 ACL에서의 성공이 그만큼 간절하다. 황 감독은 "1차전에서 서울이 유리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하지만 그렇지 않았다"며 "ACL은 단판승부다. 만반의 준비가 되어 있다. 제 기량만 발휘한다면 충분히 승리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 원하는 결과를 얻고 돌아가겠다"고 했다. 이어 칼끝을 최용수 서울 감독에게 겨눴다. "최 감독이 ACL에서의 경험 이야기를 많이 하더라. 하지만 경험에선 우리가 뒤질게 없다. 우리는 2009년 ACL 우승 주역들이 다수 포진해 있다. 먼저 실점해도 만회하면 4강에 갈 수 있다. 필요한 것은 1골 뿐이다." 미드필더 손준호는 "내일 황새(황 감독의 별명)가 독수리(최 감독의 별명)보다 더 높이 날 것"이라고 스승을 거들었다.
예정보다 10분 일찍 모습을 드러낸 최 감독도 지지 않았다. "1골을 내주면 2골을 넣겠다. 반드시 승리할 것이다." 황 감독이 겨눈 칼을 맞받아쳤다. 최 감독은 "상대는 경고와 파울 모두 리그 1위다. 우리는 최하위다. 하지만 우리가 (파울을) 못해서 안하는게 아니다. 지난 경기에선 분위기 싸움에서 밀렸지만, 이번엔 피할 생각이 없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포항이 FA컵 2연패로 단판승부를 치르는 법을 터득했다고 본다. 하지만 그런 부분은 우리에게 통하지 않는다. 국내 무대와 ACL은 다르다. 불안감은 (홈 1차전을 비긴) 상대가 더 클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 감독은 "90분(8강 2차전)이 남았다. 그간의 과정은 서막에 불과하다. 우리 선수들은 지난해 이루지 못한 아시아 정상의 꿈을 가슴 깊이 간직하고 있다. 승리에 대한 열망의 차이가 승패를 가를 것이다. 우리 선수들이 그 차이를 보여줄 것이다. FC서울이라는 이름을 걸고 달리는 우리의 꿈과 열정을 믿어 의심치 않는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최 감독과 동석한 미드필더 최현태는 "보통 황새보다 독수리가 더 높이 날지 않느냐. 우리 팀의 상승세를 보면 포항이 좋은 결과를 갖고 돌아가긴 어려울 것이다. 서울의 90분은 포항과 다르다는 점을 보여주겠다"고 필승의지를 다졌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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