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차태현이 출연하는 영화에 대해 관객들은 믿음이 있다. '차태현이 출연하니까 따뜻하고 재미있을 꺼야'라는 생각 말이다. 차태현표 영화라는 말이 그래서 나왔다. '슬로우 비디오'라는 작품 역시 그렇다. 전형적인 코미디는 아니지만 이 작품에서도 그의 매력은 여지없이 드러났다.
"영화를 본 아내의 반응이 너무 좋아서 기뻤어요. 처음에는 '헬로우 고스트'때 인연으로 강형탁 감독 작품을 한다고 생각했나봐요. 그런데 시사회를 보고 나서 '이런 영화였구나'라고 말하더라고요."
이번 작품을 통해 좀 더 새로운 연기를 보여줄 수 있다는 기대감도 있다. "사실 저는 캐릭터에 푹 빠져서 연기하는 스타일은 아니거든요. 무대에서 연극을 한 경험도 없고 처음부터 그렇게 연기를 안해서 모든 캐릭터를 차태현화 시켜서 연기하는 경우가 많았어요. 그런데 이번 '슬로우 비디오'는 내가 정말 여장부가 된 것 같은 느낌이에요. 그렇게 빠져들어서 연기를 했죠."
자신의 톱3 캐릭터로 '엽기적인 그녀'의 견우, '바보'의 승룡이와 함께 '슬로우 비디오'의 여장부를 꼽은 이유가 바로 그 것이었다. "견우는 안 꼽을 수 없는 캐릭터고요. 승룡이는 원작을 보고 정말 승룡이가 되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연기를 했어요. 만화에서 걸어나온 듯한 인물 있죠. 감독님이나 원작자 강풀 작가도 그것을 원했죠. 그런데 강풀 작가도 자기가 생각하는 승룡이가 나왔다고 했거든요. 마음에 너무 많이 남는 작품이죠."
그가 '슬로우 비디오'를 택한 것은 어느 정도 변화를 주기 위해서였다. "'챔프'가 안됐을 때 무슨 생각을 했냐하면 가족영화 3편에서 연달아 나를 본다는게 관객을 지루하게 한 것 같다고 느꼈어요. '과속스캔들'와 '헬로우고스트'를 한 후에 곧장 '챔프'를 했거든요. 그 다음 작품인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는 전혀 다른 장르였는데 '도둑들'과 붙었는데도 괜찮았으니까요. 소재도 중요한 것 같아요."
그래서 차태현은 늘 조금은 다른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고 생각한다. "스릴러 같은 장르도 좋아해요. 마음에 드는 작품에 저에게 안들어와서 못하는거죠. 들어오는 건 누가봐도 범인이 누구인지 아는 그런 작품 있죠? 개봉한 것은 아직 못봤어요.(웃음) 매번 스릴러를 하는 배우는 아니니까 한번을 해도 괜찮은 걸 하고 싶죠. 기본적인 틀은 계속 따뜻한 영화예요. 그런데 그런 작품들만 계속하면 관객들이 질려하니까 중간중간 조금씩 변화를 줘야겠다는 생각은 해요. 지금 하고 있는 '1박2일'이 밝음의 절정이잖아요. 그런 상황에서 '슬로우 비디오' 시나리오가 눈에 딱 들어온거죠."
내친 김에 '1박2일'에 대해서도 물었다. "처음에는 최소한 3년은 하겠다는 생각으로 들어갔어요. 그런데 참 우여곡절이 많았죠. 상처를 안받을 수는 없는 것 같아요. '내가 이렇게 하려고 했던 것은 아닌데'라는 생각도 했죠. 하지만 결국 이렇게 잘되는 것을 보면 예능이라는 것이 참 재미있다는 생각이 들어요."
차태현은 솔직하다. "당연히 흥행에 대해 부담이 있다"고 털어놓는다. "나를 믿고 투자를 한 건데 흥행이 안되면 당연히 미안하죠. '파랑주의보'때는 (송)혜교 첫 영화인데 안되서 미안하고 전윤수 감독님한테도 미안했는데 그나마 '식객' '미인도'가 잘되서 한시름 놨고요. '챔프'도 미안했는데 제작사가 '7번방의 선물'로 대박이 나서 마음을 놓았죠. 이번에도 잘돼야 해요.(웃음)"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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