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문학경기장이 마비됐다.
28일 문학경기장은 축구와 야구의 축제였다. 오후부터 문학경기장에 들어서기 위한 차와 사람들로 홍수를 이뤘다. 오후 5시 남자축구 8강전이 시작됐다. '숙명의 라이벌전' 한-일전이었다. 경기 시작 1시간전부터 엄청난 행렬이 이어졌다. 경기가 시작되고도 관중들의 입장 러시는 끊이지 않았다. 단 3대 뿐인 발권기 때문에 입장이 지연됐다. 관중들은 입장 후에도 자리를 찾기 위한 또 다른 전쟁을 펼쳤다. 곳곳에서 자리를 두고 실랑이가 벌어졌다. 자원봉사자들이 나섰지만, 쉽게 정리되지 않았다. 일부 팬들은 자리 찾기를 포기하고 아예 서서 경기를 지켜봤다.
밖에서는 입장을 위한 전쟁이 계속되고 있었다. 오후 6시30분부터 문학야구장에서 열린 한국과 대만과의 야구 결승전 때문이었다. 축구에 이어 야구팬들까지 몰리며 도로는 주차장이 됐다. 인근 주차장이 일찌감치 만차가 되며 입장이 통제됐다. 앞에서 아예 입장을 제지해야 하는데 진입 후에야 '만차' 사실을 알게된 팬들의 항의가 이어졌다. 오도가도 못하게 된 관중들은 1차선에 차를 주차했다. 1차선 역시 금방 차들로 가득찼다. 뒤늦게 차선 주차를 통제하고 나섰다. 오히려 혼선이 더 커졌다. 경기장을 찾은 한 팬은 "경기장 코 앞에서 경기장까지 들어서는데 1시간이 넘게 걸렸다"고 했다.
우여곡절 끝에 경기장에 들어선 팬들은 답답한 마음을 함성으로 풀어냈다. 역시 한-일전이었다. 이전 조별리그와 16강전에서는 볼수 없었던 뜨거운 열기가 계속됐다. 이날 문학경기장에는 무려 4만3221명의 관중이 들어섰다. 2002년 한-일월드컵에서 사상 첫 16강 진출을 확정지은 '16강의 성지' 다운 열기였다. 한국은 문학경기장에서 포르투갈과의 조별리그 D조 마지막 경기를 1대0으로 장식하며 월드컵 최초로 16강에 올랐다. 당시 5만239명이 들어선 이후 최다 관중이 한-일전을 찾았다. 경기장 한켠에 50여명의 울트라 닛폰(일본 대표팀 서포터스)이 자리했지만, 한국팬들의 엄청난 응원에 기를 펴지 못했다.
뜨거운 분위기만큼이나 경기도 뜨거웠다. 선수들은 한-일전인만큼 평소보다 더욱 강력한 기백이 느껴졌다. 거친 몸싸움도 마다하지 않았다. '캡틴' 장현수는 전반 초반부터 일본의 최전방 공격수 스즈키와 충돌했다. 이후에도 몸싸움이 이어질 때마다 팽팽한 신경전이 펼쳐졌다.
잠잠했던 인천아시안게임은 한-일전으로 뜨거워졌다. 역시 한-일전이었다.
인천=박찬준 기자 vanbaste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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