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시 승부사들이었다. 그동안 A대표팀에서 소외받았던 선수들의 골에 슈틸리케호 기존 공격수들이 제대로 자극받았다.
울리 슈틸리케 감독의 데뷔전이었던 10일 파라과이전에서 한국은 2골을 몰아치며 2대0으로 승리했다. 산뜻한 출발이었다. 무엇보다도 새 얼굴들의 활약이 빛났다. 전반 27분 김민우, 5분 뒤에는 남태희가 골을 넣었다. 둘 다 최근 A대표팀에서 주전으로 뛰지 못했던 선수들이다.
이들이 골잡이로 나서자 기존 선수들이 즉각적으로 반응했다. 자신의 능력을 보이지 못한다면 주전 자리를 내줄 수도 있기 때문.
골을 약속했다. 이동국이 먼저 입을 열었다. 이동국은 12일 파주NFC(국가대표 트레이닝센터)에서 진행된 훈련을 앞두고 취재진과 만난 자리에서 "내가 2골을 날려버렸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당시 이동국은 후반 교체 투입돼 탁월한 위치 선정 능력을 바탕으로 수차례 득점찬스를 맞았지만 골은 실패했다. 파라과이전이 끝난 뒤 슈틸리케 감독은 "6대3으로 끝났어야 할 경기"라고 말했다. 골 찬스와 실점 위기가 모두 많았다는 뜻. 이에 이동국이 반성의 뜻을 내비친 것이다. 이동국은 "이번 코스타리카전에서는 반드시 만회하겠다"면서 강한 의지를 보였다. 특히 이번 브라질월드컵을 통해 세계적인 골키퍼로 이름을 알린 케일러 나바스(레알 마드리드)를 정조준했다. 이동국은 "제 아무리 나바스라고 해도 정확하게 슈팅하면 막지 못할 것"이라면서 "늘 그랬던 것처럼 '이번 경기가 마지막이 될 수 있다'는 생각으로 경기에 임하겠다"고 말했다.
맏형 이동국의 승부욕은 이청용에게도 이어졌다. 이청용은 파라과이전에서 맹활약했다. 김민우의 선제골을 도우면서 부활을 알렸다. 이청용은 지난 브라질월드컵에서 부진했다. 비난을 받았다. 하지만 파라과이전 맹활약으로 그동안의 혹평을 잠재웠다. 이청용은 "월드컵 당시 부진했던 것은 맞지만 한 두 경기로 선수를 판단하는 것은 무리"라고 했다. 그러면서 "새로운 감독님이 오셔서 모두가 치열한 경쟁을 하고 있다. 이러한 경쟁 속에서 팀의 능력이 올라가고 있어 긍정적"이라고 말했다. 그는 "첫 경기(파라과이전)에서 이겼지만 아직 완벽하지 않다. 보완해야 할 부분도 많다. 내년 1월 호주 아시안컵까지 시간이 얼마 없기 때문에 팀 완성도를 더 높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파주=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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