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악화에 시달리고 있는 현대·기아자동차에 또다시 악재가 전해졌다.
현대차그룹은 3일(현지시간) 미국 내에서의 '연비 과장' 논란과 관련해 1억달러(약 1073억6000만원)의 벌금을 내기로 미국 환경청(EPA)과 합의했다.
벌금 액수는 각각 현대차 5680만달러, 기아차 4320만달러로 연비 과대 표시 관련 벌금으로는 사상 최대 규모다.
또한 온실가스 규제 차원에서 적립한 온실가스크레딧 중에서 2억달러 어치에 해당하는 475만점(현대차 270만점, 기아차 205만점)을 미국 환경청과 법무부에 의해 삭감 당했다.
아울러 현대·기아차는 미국 환경청의 권고에 따라 연비 인증시스템 개선을 위한 연구·개발에 자발적으로 5000만달러를 투자, 연비 시험과 교육, 데이터 관리, 인증을 위한 독립 조직을 신설하고 2015∼2016년형 모델의 연비 검증 활동을 지속적으로 시행키로 했다.
미국 환경청은 현대·기아차가 2012년 11월 미국 소비자들이 자동차 딜러 쇼룸에서 보는 윈도 스티커에 연비를 과장 표기했다는 논란이 제기되자 조사를 벌여왔다.
현대·기아차는 미국에서 판매된 2011~2013년 모델 가운데 약 25%인 120만대 가량의 자사 자동차 연비가 과장되게 표시됐다고 환경청에 시인했다.
당시 현대·기아차는 대부분의 차종에서 갤런당 1∼2마일씩 하향 조정했으며, 기아 소울의 경우 갤런당 6마일을 내렸다. 이어 연비 변경 이전에 해당 차종을 구입한 소비자들에게는 90만개의 직불카드를 주는 형태로 보상을 했다.
현대·기아차도 이날 "이번 합의는 지난 2012년 연비조정에 따른 미국 당국의 후속 행정 절차"라며 "연비 측정 과정에서 절차상의 문제를 마무리 짓고 고객 만족을 제고하기 위한 기술개발 및 판매활동에 회사의 역량을 집중하고자 미국 정부와 화해하기로 결정, 이번 합의안을 도출했다"고 밝혔다.
또한 현대차 관계자는 "연비 변경은 미국 연비 시험 절차상의 규정 해석과 시험환경 및 방법의 차이로 인해 발생했던 사안이며 법규 위반은 아니다"며 "온실가스 크레디트 차감은 금전적 손실이 발생하는 것은 아니고, 차감되는 475만점은 이미 적립된 포인트의 약 10% 정도에 해당하며 이미 충분한 크레디트를 확보하고 있어 이번 조치가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는다"고 설명했다.
온실가스 크레디트는 미국에서 제조사별로 산정된 온실가스 배출량을 규제하는 제도로, 각 기업에 할당된 규제 목표를 제조사가 초과 달성하면 그에 따른 크레디트를 제조사에 부여하고, 목표에 미달하면 과거에 획득한 크레디트를 차감하는 것이다.
현대·기아차는 이번 합의와는 별도로 지난해 12월 연비 조작 논란과 관련한 집단소송에 대해 소비자들에게 총 3억9500만달러를 지급하기로 합의했지만, 아직 심리가 종결되지 않았다.
한편, 월스트리트저널과 ABC 방송 등 현지매체들도 이와 관련한 소식을 크게 전하며 연비 과대 표시와 관련된 다른 브랜드들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전했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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