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3년 K-리그 클래식의 우승팀을 점지하며 '리그의 지배자'로 회자된 윤성효 감독의 부산이 올시즌 강등의 운명을 결정지을 얄궂은 운명에 처했다.
지난 시즌 6위 부산은 '윤성효 매직'으로 리그에 유쾌한 스토리를 선사했다. 39라운드 '매직넘버 -1' 울산과의 맞대결에서 2대1 역전승을 거뒀다. 마지막 40라운드 포항-울산전은 챔피언 결정전이 됐다. 결국 부산에 진 울산이 포항과의 맞대결에서 패하며 다잡은 우승을 놓쳤다. 결과는 포항의 '반전' 우승이었다. 1년 후인 올시즌, 부산은 잔혹한 강등전쟁의 중심에 섰다. 2경기가 남은 상황, 8위 부산은 22일 10위 경남(원정), 29일 11위 성남과 맞대결을 펼친다. 강등의 운명을 결정짓는 절체절명의 경기다. 상위 스플릿에서 우승의 향방을 좌우하는 '고춧가루' 부대 역할은 제법 흥미진진했지만, 동병상련의 하위 스플릿 전쟁속 강등의 운명을 가르는 일은 누구라도 피하고 싶은 고역이다.
부산은 올시즌 막판 9경기에서 무패를 기록중이다. 무서운 뒷심을 뽐내고 있다. 그러나 부산 역시 아직은 강등의 공포에서 완전히 자유롭지는 않다. 최하위에서 8위로 도약하며, 잔류의 9부 능선을 넘은 것은 사실이지만, 아직 잔류를 확정짓지는 못했다. 직전 전남과의 홈경기에서 1대1로 비겼다. 후반 교체투입된 김용태의 선제골로 앞서다 3분만에 스테보에게 통한의 동점골을 허용하며 잔류 확정의 기회를 놓쳤다.
강등의 마지노선은 11위다. 올시즌 클래식은 12위팀이 자동 강등되고, 11위팀은 K-리그 챌린지(2부 리그) 2~4위팀간 플레이오프 승자와 피말리는 잔류 싸움을 펼쳐야 한다. 36라운드 종료 현재 승점 40의 8위 부산은 승점 34의 11위 성남과 승점 6점 차다. 자력 잔류를 위해 부산에게 필요한 것은 단 1점이다. 남은 2경기중 1경기만 비기면 잔류 확정이다. 골 득실에선 성남이 3골 앞서 있다. 23일 FC서울과 FA컵 결승전을 치르는 성남은 26일 인천, 29일 부산전을 남겨두고 있다. 인천, 부산 모두 쉽지 않은 팀인 데다, 사흘 간격으로 끝장 승부가 이어진다.
부산은 경남전에 승부를 걸었다. 승점 1점 전쟁이지만, 목표는 '2전승'이다. 방심은 금물이다. 가능성은 희박하지만 성남이 2전승하고 부산이 2전패할 경우 부산이 마지막까지 강등의 운명을 저울질해야 하는, 최악의 상황이 생길 수도 있다. 일단 경남전에서 잔류를 확정짓고, 마지막 성남 원정은 마음 편히 뛰겠다는 각오다. 9월 27일 성남전 이후 부산은 9경기에서 5승4무로 지지 않았다. 자신감으로 똘똘 뭉쳤다. 경남전은 원정이긴 하지만 경남 양산에서 열리는 만큼 이동 거리도 멀지 않다. 임상협(11골) 등 '득점왕 경쟁'에 나선 공격진의 동기 부여도 확실하다. 이번 시즌을 마지막으로 상주 상무에 입대하는 임상협의 불패 의지는 그 어느때보다 확고하다. 인천전 결승골, 전남전 도움 등 2경기 연속 공격포인트를 기록한 미드필더 주세종 역시 "부산이라는 팀이 강등권에 있을 팀이 아닌데 올해 최하위까지 떨어지면서 자존심이 많이 상했다. 감독님이 남은 경기 전승을 말씀하셨다. 선수들도 남은 경기는 부산의 자존심을 지키기 위해, 한결같이 응원해주신 팬들을 위해 뛰겠다"고 다짐했다. 남은 2경기, K-리그 클래식 강등권의 운명은 부산의 승패에 달렸다.
전영지 기자 sky4u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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