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들에겐 신혼의 첫 무대도 '축구'였다.
13일 서울 잠실실내체육관에서 펼쳐진 '하나은행과 함께 하는 셰어 더 드림 풋볼 매치(Share the Dream Football Match) 2014'. 사랑팀과 희망팀이 팽팽한 맞대결을 치르던 3쿼터에 수비수 김영권(24·광저우 헝다)이 출전했다. 김영권은 3쿼터 초반 '본분'을 잊고 갑자기 공격에 나서더니, 기어이 골까지 터뜨렸다. 즐거운 일탈에 웃음을 머금은 것도 잠시, 곧바로 감동의 무대가 펼쳐졌다. 김영권은 벤치에서 동료들로부터 꽃다발을 건네받더니, 관중석으로 달려가 한 미모의 여성에게 안겼다. 주인공은 이날 김영권과 백년가약을 맺은 신부였다.
김영권은 불과 몇 시간 전까지만 해도 웨딩마치 속에 식장에 입장한 '새 신랑'이었다. 가족, 지인과 조촐히 결혼식을 치른 김영권은 예식을 마친 뒤 곧바로 자선경기가 펼쳐지고 있는 잠실로 달려오는 열의를 보였다. 2015년 호주 아시안컵에 대비하기 위해 울리 슈틸리케 감독이 진행하는 제주도 전지훈련을 앞두고 있는 시점이라 '신혼여행'은 일찌감치 반납했다. 대신 평생을 함께 할 신부와 사랑과 희망을 전하는 자리에 함께 참가하는 '훈훈함'으로 인생의 제2막을 시작했다.
김영권은 "아시안컵이라는 중요한 대회를 앞두고 있는 시점이라 주변을 소란스럽게 하고 싶지 않았다. 평생 같이 살 사람을 만나 결혼까지 하게 되어 행복하다"며 "사실 신혼여행을 갈 계획이었다. 그런데 A대표팀 소집 때문에 국내에 머물러야 할 처지였다. 뜻깊은 행사에 참가할 기회까지 마련되어 결혼식 뒤 곧바로 참가했다"고 밝혔다. 그는 "신부에게 '신혼여행을 못 가게 되어 미안하다'고 말했다. 내년에는 꼭 가자고 이야기를 했다"고 웃었다. 동석한 강수일(27·포항)은 "새 신랑인데 이런 자리에 참가하는 모습이 멋지다. 나도 (김)영권이처럼 멋진 신부를 만나 결혼하고 싶다"고 미소를 지었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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