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고 돌아 '은사'의 품에 안겼다. 포항 스틸러스의 장신 공격수 배천석(24)이 윤성효 부산 감독(52)과 재회했다.
윤 감독과 배천석은 숭실대에서 '사제의 인연'을 맺었다. 윤 감독은 2004년부터 숭실대 지휘봉을 잡고 있었고, 포항 유스팀(포항제철중-포항제철고) 출신인 배천석은 2009년 숭실대에 입학했다. 윤 감독은 "큰 키에 발도 빨라 그 당시에 진짜 한국에 대형 스트라이커가 탄생했다고 느꼈다"며 "동급생보다 클래스가 한 단계 더 높은 선수였다"고 회상했다. 1m87의 큰 키를 갖춘 배천석은 육상 선수 출신으로 빠른 스피드를 갖췄다.
1년 6개월간의 짧은 만남이었다. 윤 감독이 2010년 여름 수원 삼성으로 떠났다. 그러나 윤 감독의 지도를 받았던 시간은 배천석의 축구인생에서 잊을 수 없다. 당시 배천석은 윤 감독이 추구하는 축구를 잘 이해하는 선수 중 한 명이었다. 2009년 전국대학축구선수권 우승 주역이기도 했다. 윤 감독이 숭실대 지휘봉을 내려놓자 배천석도 6개월 뒤 도전을 택했다. 2011년 일본 J-리그 빗셀 고배로 6개월 단기 임대됐다. 그러나 절망만 맛봤다. 4경기 출전에 그쳤다. 2012년 런던올림픽 최종예선이 한창이던 시점에서 빗셀 고배 임대는 배천석에게 오히려 '독'이 됐다. 소속팀에서 꾸준한 출전 기회를 잡지 못해 당시 올림픽대표팀을 이끌던 홍명보 감독의 레이더에서 사라졌다. 2012년에는 아예 한 경기도 뛰지 못했다. 또 한 명의 인재가 사라질 위기였다.
K-리그 유턴은 불가피했다. 황선홍 포항 감독도 배천석을 불러들였다. 그러나 배천석은 황 감독이 수년간 공들여 만든 K-리그 히트상품인 '스틸타카'와는 맞지 않는 유형의 스트라이커였다. 데뷔시즌이었던 2013년 20경기에 출전, 4골-2도움밖에 기록하지 못했다. 무엇보다 올시즌에는 4경기밖에 그라운드에 나서지 못했다. 재기를 위해선 돌파구가 필요했다. 이 때 '은사'가 손을 내밀었다. 상황이 잘 맞아떨어졌다. 윤 감독은 군입대를 한 '공격의 핵' 임상협의 공백을 메워야 하는 고민에 휩싸여 있었다. 때마침 '애제자' 배천석이 이적시장에 나왔다는 정보를 입수한 윤 감독은 내년시즌을 위한 유일한 영입 카드로 점찍었다. 윤 감독은 "다시 내 품으로 왔으니 잘 키워봐야지"라며 기뻐했다. 배천석은 "윤 감독님의 기대에 부응할 수 있도록 내년시즌 최선을 다해 팀 승리에 기여하겠다"며 부활의 의지를 다졌다.
윤 감독과 배천석, 숭실대 출신의 '사제'가 써나갈 2015년의 드라마가 벌써부터 기대된다.
김진회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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