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과 한국전력이 임대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V리그 이적 마감일인 29일 밤이었다. 현대캐피탈은 세터 권영민과 레프트 박주형을 보냈다. 한국전력은 레프트 서재덕을 내놓았다. 올 시즌이 끝날 때까지 유니폼을 바꿔 입고 뛴다.
양 팀 모두 발빠르게 트레이드를 결정했다. 29일 낮 공식 협상을 시작했다. 양 팀 다 약점은 확실했다. 현대캐피탈은 리시브를 보강해야 했다. 리시브 성공률은 52.04%다. 7개 구단 중 5위다. 수비와 공격이 모두 되는 레프트가 필요했다. 한국전력은 속공이 약하다. 올 시즌 속공은 104개로 꼴찌다. 성공률도 49.06%로 6위다. 방신봉 하경민 후인정 등 센터 자원은 풍부하다. 세터가 원인이다. 경험이 풍부한 세터를 찾았다.
양 팀의 이해가 맞아떨어졌다. 현대캐피탈은 베테랑 권영민을 협상 카드로 제시했다. 국가대표 경력 등 경험이 풍부하다. 하지만 최근 주전 경쟁에서 신예 이승원에게 밀렸다. 권영민 맞교환 카드로 서재덕을 요구했다. 서재덕은 올 시즌 한국전력의 리시브를 전담하고 있다. 세트당 리시브 성공횟수는 5.884개로 V리그 1위를 달리고 있다. 공격력도 괜찮다. 올 시즌 세트당 2.2득점을 기록 중이다. 공격성공률은 52.92%에 달한다. 승부처에서 내리꽂는 스파이크가 일품이다. 서브도 좋다. 세트당 서브 에이스는 0.188개다. 이 부문 10위다.
한국전력은 현대캐피탈의 요청에 응했다. 다만 조건에 손을 보자고 했다. 박주형을 끼워달라고 했다. 한국전력으로서는 서재덕의 공백을 메워야했다. 박주형은 세트당 4.917개의 리시브를 기록하고 있다. 이 부문 2위다. 신영철 한국전력 감독은 박주형이 리시브 전담 선수로 쓸만하다고 판단했다. 현대캐피탈은 한국전력의 수정 요청을 흔쾌히 수락했다. 임동규와 송준호 등 백업 멤버는 충분했다.
나머지 사안들은 큰 문제가 되지 않았다. 선수들의 연봉은 원소속팀이 지불하기로 했다. 양 팀 최고결정권자들도 신속하게 결재했다. 임대 계약서를 작성하고 한국배구연맹(KOVO)의 승인을 받았다. 이날 열린 한국전력과 LIG손해보험의 경기 시작 직전 트레이드 절차를 마쳤다. 협상 시작부터 마감까지 불과 4시간 정도 걸렸다. 양 팀은 한국전력-LIG손해보험전이 끝난 직후 동시에 트레이드를 발표했다.
양 팀은 이번 트레이드가 '윈(Win)-윈'이라고 자평했다. 김호철 현대캐피탈 감독은 "서로의 팀에 필요한 선수를 보완하는데 가장 큰 의미가 있다"며 "이번 트레이드를 통해 우승에 한발 더 다가가는 모습을 보이겠다"고 말했다. 신 감독은 "경험 많은 세터를 영입해 안정성을 더했다. 플레이오프 진출을 위한 발판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실제 도움이 되는 카드인지는 지켜봐야 한다. 실제로 임대 트레이드는 한차례 있었다. 2012~2013시즌 시작 전이었다. 한국전력은 하경민을 대한항공으로 내보냈다. 대한항공은 장광균과 신경수를 내주었다. 다들 윈-윈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대한항공만 재미를 봤다. 하경민은 블로킹 4위, 속공 5위를 기록했다. 대한항공은 정규리그 3위를 차지했다. 반면 장광균과 신경수는 제 몫을 하지 못했다. 한국전력은 2승 28패로 꼴찌에 머물렀다.
이번 임대 트레이드에도 불안 요소는 있다. 현대캐피탈은 백업 세터 공백을 극복해야 한다. 이승원은 경험이 부족하다. 큰 경기에서 흔들릴 수 있다. 최태웅이 있지만 올 시즌 훈련량이 부족하다. 한국전력은 디그가 고민이다. 서재덕은 세트당 1.362개의 디그를 기록했다. 반면 박주형은 세트당 1개에 불과하다.
이 건 기자 bbadagu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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