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닷컴 김영록 기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31·레알 마드리드)의 기량은 쇠락한 것일까. 서른 살을 넘어선 호날두의 부진이 경기 내용 뿐 아니라 기록으로도 나타나고 있다. 빅매치마다 고개를 숙이기 일쑤다.
단순히 득점 기록만 보면 올시즌 호날두는 예년보다 다소 못한 정도다. 리그 14골로 네이마르(바르셀로나)와 함께 득점 공동 2위이며, 1위 루이스 수아레스(15골)와의 차이는 단 1골에 불과하다.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UCL) 조별리그에서도 무려 11골을 터뜨리며 역대 조별리그 최다골 신기록을 갈아치웠다. 몰수패당한 국왕컵 1경기를 합쳐도 총 25경기 25골, 경기당 평균 1골이 넘는다.
하지만 현실은 호날두의 이름값에 비하면 참담하다. 올시즌 레알 마드리드가 치른 경기들 중 이른바 강팀으로 분류되는 팀들과의 공식전은 총 8경기다. 라이벌 바르셀로나와 아틀레티코 마드리드(AT마드리드)를 비롯해 아틀레틱 빌바오, 세비야, 비야레알, 발렌시아, 그리고 UCL에서 맞붙은 파리생제르맹(PSG·2경기)이다.
이들 경기에서 레알 마드리드의 성적은 2승3무3패. 초라하기 그지없다. 특히 바르셀로나와의 엘클라시코에서는 0-4로 대패했다.
더욱 충격적인 것은 호날두가 강팀과의 8경기에서 단 한 골도 넣지 못했다는 점이다. 올시즌 호날두의 골은 말뫼(6골)와 샤흐타르 도네츠크, 에스파뇰(이상 5골), 레알 소시에다드, 레알 바예카노(이상 2골) 등 하위권 팀들과의 경기에 집중됐다. 단순한 기복이 아니라, 강팀과 약팀을 가르는 판독기 역할을 한 셈이다.
그렇다고 도움에 주력한 것도 아니다. 호날두는 지난 시즌 리그와 UCL에서 총 19개의 도움을 기록했다. 시즌이 절반 가량 지난 지금 두 대회에서 호날두의 도움은 8개에 불과하다. 놀라운 움직임으로 상대 수비진을 파고들던 모습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 날카로운 돌파나 매서운 프리킥 골도 찾아보기 어렵다.
오히려 빅매치에서 레알 마드리드의 에이스 역할을 해준 것은 카림 벤제마(리그 12골)였다. 벤제마는 빌바오 전(2-1 승) 2골을 비롯해 ATM전(1-1 무) 1골, 발렌시아전(2-2 무) 1골을 기록하며 팀을 여러 차례 위기에서 구해냈다. 과속 운전, 무면허 운전, 대표팀 동료 협박 사건, 파리 테러 모욕 등 수많은 구설수에도 벤제마에 대한 레알 마드리드의 지지가 견고한 이유다.
현지에서도 호날두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아스 등 현지 언론들은 "호날두의 유례 없는 부진이야말로 레알 마드리드가 승리에서 멀어진 이유"라고 지적했다. 레알 마드리드는 18라운드까지 진행된 현재 승점 37점으로 4위 비야레알(36점)에 1점 앞선 리그 3위에 그치고 있다. 리그 선두는 AT마드리드(41점), 2위는 1경기 덜 치른 바르셀로나(39점)다.
lunarf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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