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는 법을 잊어버릴까 무서웠다."
신한은행은 우리은행이 부활하기 전까지 통합 6연패를 이끈 여자 프로농구의 최강이었다. '이기고 싶으면 반드시 한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승률 8할은 밥 먹듯이 했다.
비록 최근 3년간 우리은행에 밀려 계속 정규리그 2위에 그쳤지만 1승이 이토록 간절했던 적은 없었다. 그리고 마침내 신한은행은 14일 KDB생명을 꺾으며 창단 후 가장 길었던 6연패의 굴레를 벗어났다. 정인교 감독의 사퇴까지 몰고갔던 10일 삼성생명전 28점차 대패의 아픔은 조금 씻겨나간듯 보였다.
그래도 선수들의 표정은 결코 밝지 않았다. 수훈선수 인터뷰실에서 늘 쾌활한 모습을 보였던 신한은행 김단비와 최윤아는 그 어느 때보다 진지한 표정이었다.
18득점을 올리며 공격을 이끌었던 김단비는 "(이겼지만) 좋지도 안 좋지도 않다. 그래도 마무리를 잘 해서 다행이다"라며 "슛 밸런스가 전체적으로 좋지 못해 골밑 돌파를 많이 시도했다"고 말했다.
정 감독의 사퇴는 선수들에게도 큰 충격이었다. 김단비는 "너무 죄송했다. 사실 지난 10일 삼성생명전 졸전을 하며 차마 눈 뜨고 경기를 볼 수 없을 정도로 죄스러웠다"고 토로했다. 주장 최윤아는 "선수들 모두 반성을 많이 했고 죄책감마저 들었다"며 "감독님이 책임을 지고 나가시면서 똘똘 뭉치기를 원하셨는데 선수들이 모두 공감하며 다행인 결과가 나왔다. 후반기 달라진 신한은행의 모습을 보여드리겠다"고 말했다.
6연패 과정에서 선수들의 마음고생도 컸다. 김단비는 "선배들 덕분에 연승만 주로 하다보니 연패를 이겨내는 방법을 제대로 몰랐던 것 같다. 그동안 너무 무기력했다. 이제 직접 경험을 했으니 좋은 약이 될 것 같다"고 말했다. 최윤아도 "팀에 온 후 이처럼 많이 진 것은 처음이라 어떻게 이겨나가야 할지 어려웠다. 6연패가 아니라 처음부터 다시 시작이라고 생각하니 조금 나아진 것 같다. 이 과정에서 이기는 법을 잊어버릴까봐 무서웠다"고 솔직한 심정을 밝혔다.
어쨌든 신한은행은 연패를 끊고 올스타 휴식기를 맞으며 재기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 신한은행이 전반기의 아쉬움을 딛고 전형수 감독대행 체제에서 후반기 달라진 모습을 보일 수 있을지 기대와 우려가 교차한다.
인천=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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