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 카센터에도 수입차를 수리할 수 있도록 정비매뉴얼을 공개하는 규정을 시행하려던 국토교통부의 정책이 미국 무역대표부(USTR)와 수입차업계의 반발로 제동에 걸렸다.
지난해 11월 국토교통부는 자동차 제작사가 일반 정비업자들에게 공식 서비스센터에 제공하는 것과 동일한 정비매뉴얼과 고장진단기를 제공토록 하는 규정(고시)을 행정예고하고 12월중 시행한다는 방침을 세운바 있다.
그동안 일반 카센터들이 국산차 정비매뉴얼은 비공식적으로 입수해 수리하는 데 활용했지만 수입차는 정비매뉴얼을 구할 수 없었다.
작년 말 기준 수입차 등록대수는 139만대에 이르렀지만 22개 수입차 업체가 전국에 운영하는 공식 정비소는 400곳에 못 미치다 보니 수입차 운전자들은 큰 불편을 겪고 있다.
수입차 수리에 걸리는 시간은 8.8일로 국산차(4.9일)보다 2배 정도 길다. 또한 수리시 발생하는 공임비와 부품값 등은 국산차에 비해 3배 가까이 비싼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에 국토부는 작년 1월 자동차관리법 개정으로 '자동차 제작자는 정비업자에게 점검·정비·검사를 위한 기술지도와 교육, 고장진단기와 매뉴얼 등을 제공해야 한다'는 규정을 신설하고 연내 시행하려 했다.
하지만 수입차업계는 물론 미국 무역대표부까지 나서 "정비매뉴얼과 고장진단기 등 정보제공에 있어 자동차 제작사의 핵심기술과 영업비밀이 유출되지 않도록 안전장치가 필요하다"고 이의를 제기했다.
또 정비업자에게 기술지도와 교육을 하는 방법에 대해서도 반발했다.
뿐만 아니라 수입차업계는 미국에서도 차량 정비에 관련된 정보를 2018년부터 공개하는데 한국 정부가 너무 앞서나간다고 지적했다.
수입차업계 한 관계자는 "업체별 핵심 정보인 진단기를 그냥 공개할 경우 악용될 가능성이 있다"며 "보안 체계가 갖춰질 때까지 어느 정도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장종호 기자 bellho@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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