뛰어난 성적을 내면서도 인성이 좋아 환영받는 외국인 선수. 모든 구단이 바라는 이상형이다. KIA 타이거즈의 외국인 타자 브렛 필(32)이 여기에 가장 근접한 선수가 아닐까.
지난해 KIA 팬들이 필에게 붙여준 별명이 '효자 용병'이다. 폭발적인 파워가 부족하다는 애기를 들었지만 시즌 내내 기복없이 꾸준하고 성실했다. 팀 타선이 극심한 부진에 빠진 상황에서 그의 활약은 보석처럼 빛났다. 지난해 143경기에 출전해 타율 3할2푼5리(536타수 174안타), 22홈런, 101타점. 타율과 타점 모두 팀 내 1위다. 결승타를 15개 때렸고, 3차례 끝내기 안타를 터트렸다. 지난해 KIA는 팀 타율 2할5푼1리로 KBO리그 10개 팀 중 꼴찌였다.
KBO리그에서 맞게된 세번째 시즌. 지난 12월 90만달러(약 10억8500만원)에 재계약한 필은 지난 19일(한국시각) 미국 애리조나 KIA 1차 스프링캠프에 도착했다. 구단에 일찍 합류해 동료들과 함께 훈련하고 싶다는 요청을 했다고 한다. 필은 A4 용지에 한국어 인사말까지 준비해 동료들 앞에서 읽었다. 그는 KIA 구단 프런트를 통한 인터뷰에서 "이제 팀 분위기와 훈련 스타일을 다 알고 있어 편안하다. 아무래도 캠프가 미국이라서 더 그런 것 같다"고 했다.
타이거즈 타선은 올해도 최약체라는 평가다. 지난 오프 시즌에 공격력 보강이 없었다. 하지만 필은 "우리가 NC 다이노스나 삼성 라이온즈같지는 않겠지만, 김주찬과 나지완 이범호같은 선수가 있어 비관적으로 보지 않는다. 좋은 투수력이 타격과 수비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다"고 했다.
지난해 알찬 활약을 했지만, 홈런에 대한 갈증이 있었다. 그는 홈런타자라기 보단 중장거리 타자에 가깝다. 47~48홈런을 때린 에릭 테임즈, 야마이코 나바로(삼성)같은 거포들과 비교가 되곤 했다. 필도 이를 분명히 의식하고 있다.
"비시즌 동안에 웨이트트레이닝을 많이 했다. 장타를 염두에 둔 측면이 있다. 지난해보다 파워 면에서 신경을 쓰고 있다. 내가 홈런을 더 치면 팀 공격이 더 좋아질 것이다."
사실 지난 시즌에는 팀 타선이 약해 손해를 봤다는 게 코칭스태프의 설명이다. 상대 투수의 견제가 집중됐다. 공격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커 휴식을 갖기 어려웠다. 지난해 이범호가 팀 내 홈런 1위(28개)였고, 필이 2위, 김주찬(18개) 이홍구(12개) 백용환(10개)이 뒤를 이었다.
필은 지난 2년간 상대 선수로 지켜봤던 박병호(미네소타 트윈스), 김현수(볼티모어 오리올스)의 메이저리그 진출에 대해 "두 선수에게는 좋은 기회가 될 것이다. 박병호는 워낙 파워가 좋아 충분히 잘 하리라 생각한다. 박병호는 메이저리그에서도 드문 파워히터다"고 했다.
필은 이어 "김현수도 홈구장이 왼손 타자에게 유리해 좋은 시즌을 보낼거라 예상된다. 그는 파워도 있지만, 정교한 타격을 한다. 공을 원하는 데로 보낼 수 있는 타자다"고 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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