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꾸 아프다고 하면 보내야하지 않을까."
한화 이글스의 일본 고치 스프링캠프는 지금 '인구 과밀화' 현상을 겪고 있다. 지난 15일 캠프 출발 당시 32명으로 시작했던 선수가 1월말에 55명으로 확 늘어났다. 서산 2군 전용훈련장에서 재활하던 선수들이 속속 고치로 들어왔기 때문. 선수들의 훈련을 돕기 위한 코치들도 함께 들어와 선수단 총인원은 80명을 넘겼다. 선수들이 막 늘어나던 시기에 고치 현장의 한화 프런트는 숙소 방배정에 고심하기도 했다.
캠프에 선수들이 많이 참가하는 건 일단 환영할 만한 일이다. 몸상태가 좋아진 선수들이 많다는 뜻이기 때문. 그러나 고민거리도 함께 생겼다. 훈련 시간은 한정돼 있는데, 갑자기 선수들이 많아진 탓에 훈련 밀도는 옅어질 수 밖에 없다. 고치시의 전폭적인 지원 덕분에 한화가 시영구장과 동부구장, 그리고 각 구장에 딸린 보조구장 및 실내훈련장과 불펜을 모조리 활용하고 있지만 워낙 대규모 인원이라 개인별 훈련 시간 및 강도는 떨어진다.
김성근 감독은 이런 현상에 대해 고민하고 있다. 특히 지난 31일 팀의 첫 자체 홍백전 이후 이런 고민이 더 깊어졌다. 김 감독은 "앞으로 강도높은 훈련을 진행하겠다"고 했는데, 이는 홍백전에 나타난 선수들의 실력이 기대치에 못 미쳤기 때문. 김 감독은 이런 원인을 훈련량 부족에서 찾고 있다.
무엇보다 늘어난 인원이 전부 훈련에 몰입하고 있지 못한 현상도 김 감독의 심기를 불편하게 하고 있다. 큰 부상은 아니지만, 아픈 선수들이 꽤 많이 나왔기 때문. 주로 베테랑들인데, 이들은 번갈아가며 통상 훈련 대신 휴식이나 재활 훈련조에서 컨디션을 끌어올리고 있다. 그로 인해 훈련 밀도는 더욱 줄어들고 있다.
결국 김성근 감독은 '강제 귀국' 카드를 내심 만지고 있다. 김 감독은 "지금까지 전에 비하면 훈련량이 별로 많지 않았다. 죽을 정도로 훈련한 것도 아닌데 하루 이틀 훈련하고 나서 아프다고 하는 선수들이 너무 많다. 아파서 못하겠다면 편한 곳으로 보내야 하지 않을까 한다"면서 "오히려 서산에 남겨둔 선수들 대신 데리고 온 젊은 선수들이 더 악착같이 하고 있다. 이 선수들을 키워내는 게 일이다"라고 말했다.
그냥 경고성 멘트라고만 생각할 수는 있다. 고치 캠프는 이제 절반을 지났고, 전체 스프링캠프도 한 달 이상 남아있는 시점이다. 어차피 55명 모두를 2월13일에 오키나와 2차 캠프로 데려갈 수도 없다. 정리가 필요한 시점이 됐다. 때문에 조만간 '강제 귀국자'가 나타날 가능성이 크다. 전 선수단이 대상이다. 어차피 김 감독은 이름값에 연연하지 않는다. 간판급 베테랑도 예외일 수 없다. 이 명단에 들지 않기 위해서는 더욱 철저한 몸관리와 함께 훈련에 대해 더욱 적극성을 보일 필요가 있다. 과연 가장 먼저 한국으로 돌아가게 될 선수는 누가 될 것인가.
고치(일본 고치현)=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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