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족스러웠다."
지난해 후반기에 등장해 순식간에 리그를 평정하고 올해 무려 190만달러의 거액에 한화 이글스와 재계약 한 '괴물투수' 에스밀 로저스(31)가 빠르게 페이스를 끌어올리고 있다. 듬직한 에이스의 모습에 김성근 감독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로저스는 1일 오전 고시 시영구장 불펜에서 팀 동료인 권 혁, 송창식, 송창현, 정재원, 김민우 등과 한 조를 이뤄 불펜 피칭을 했다. 스프링캠프에서 처음으로 소화한 불펜 피칭이었다. 원래 로저스는 더 일찍 불펜 피칭을 원했으나 '오버 페이스'를 우려해 코칭스태프가 이날로 일정을 조절한 것.
마운드에 오른 로저스는 첫 불펜 피칭임을 감안해 40개의 공만 던지고 일찍 피칭을 마무리했다. 김성근 감독이 그런 로저스를 유심히 살폈다. 김 감독은 다른 투수들에게는 가끔씩 원포인트 레슨을 했으나 로저스에 관해서는 별다른 지시를 하지 않았다. 로저스는 이날 변화구 대신 직구 위주로 구위를 점검하며 커터 15개를 섞었다. 김 감독은 이런 로저스에 대해 "피칭을 매우 진지하게 하더라"면서 "훈련 때 장난을 많이 쳐도 막상 자기가 해야 할 건 다 한다"고 칭찬했다.
로저스는 명실상부 올 시즌 한화의 에이스다. 지난해는 8월부터 합류해 10경기에 등판, 6승(2패) 평균자책점 2.97을 기록했다. 불과 10경기 등판이었지만 로저스가 남긴 임팩트는 거대했다. 이제껏 한국 무대를 밟은 외국인 투수중 가장 뛰어난 실력을 지녔다는 평가를 받았다. 대다수 야구인들이 로저스가 풀타임 시즌을 치르면 능히 15승 이상을 따낼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화 역시 로저스에게 15승 이상을 기대하고 있다. 190만달러의 거액을 안기고 재계약 한 이유도 여기에 있다. 로저스 역시 자신에 대한 김성근 감독과 팀의 기대치를 잘 알고 있다. 그래서 도미니카 공화국에서 일찌감치 몸을 만들어 지난 1월15일 고치캠프 출발부터 선수단과 함께 움직이고 있다. 더불어 로저스는 특유의 활달한 모습으로 훈련 때 끊임없이 파이팅을 외치며 활력소 역할까지 해내는 중이다.
이날 첫 불펜 투구를 성공적으로 마친 로저스는 "개인적으로 오늘 피칭에 대해 만족한다"면서 "예전 메이저리그 시절보다는 빠른 시기에 공을 던졌다. 하지만 몸상태가 준비됐기 때문에 불펜 피칭을 하게 됐다. 향후 불펜 투구 일정은 몸상태를 보고 결정하겠다"고 말했다. 로저스는 빠르면서도 신중하게 시즌 준비를 하는 중이다. 개막전부터 그의 '괴물 모드'가 다시 가동될 듯 하다.
고치(일본 고치현)=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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