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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석정) 고흥에 사시는 주민들, 군수님, 공무원 등 많은 분들이 도와주셨다. 저절로 그 분위기에 섞이게 되면서 그 마을에 사는 것 같은 느낌을 갖게 됐다. 제일 놀라웠던 게, 장기자랑 장면을 찍을 때 살인적인 불볕 더위였다. 무대 앞에 앉아 있는 분들이 다 주민들인데, 촬영이 진행된 아침부터 밤까지 그 햇볕 아래 별 불만 없이 앉아 계시는 거다. 우리가 힘들다고 불평할 근거 자체가 없어지는 거지. 굉장히 협조적이었다. 우리도 섬마을 공동체의 일원이 된 듯했다. 그런 것들이 영화를 만드는 데 큰 힘이 됐다. 그곳에 있었다는 그 자체가 좋았다. / (박정민) 촬영만 아니면 불빛도 없고 밤이면 조용한 마을인데. 밤새 조명 켜고 음악 틀어도 불평 불만 안 하시더라. 용왕제 장면에서도 주민들이 맨 바닥에 앉은 채 촬영을 도와주셨다. 진짜 고마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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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동) 에이~ 거짓말~ / (황) 난 산돌이. 난 그렇게 달리는 애들이 좋더라. 내가 어릴 때 좋아하던 애랑 닮았어. 꺄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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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윗) 처음 설정은 반삭 머리에 가까웠다. 지금도 콘티엔 개덕이가 대머리로 나온다. 시골아이인데 반삭이 좀 식상한 것도 같고 머리 자르기도 부담돼서, 감독님께 다른 머리는 안 되냐고 물어봤다. 그러다 아줌마 펌을 하자는 아이디어가 나왔다. 엄마 따라 읍내 나갔다가 엄마랑 똑같이 머리를 볶아온 거다. 재밌을 것 같았다. 그 머리로 놀러도 다니고 시사회도 갔다. / (박) 형 용수의 입장에선 개덕이의 뽀글거리는 머리는 쥐어잡기 좋은, 아주 그립감이 좋은 상태였지. 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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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다윗이 2010년 영화 '시'로 칸 영화제 다녀온 뒤 인생 목표를 물었더니, 다시 칸 레드카펫을 밟는 거라고 했다. 그때 나이가 열여섯이다. 그 꿈은 변함이 없나?
(이) 그러고 보니 우리 영화에서 정민이 형만 입맞춤을 했네. 러브라인뿐만 아니라 형의 애드리브로 완성된 디테일이 정말 많다. 현장에서 같이 있지 않으면 모른다. 그냥 그 장면을 장악해 버린다. 감독님도 거기에 빠져서 설득당하고 끌려다닐 거다. 정말 맛깔스럽다. 저절로 이해되도록 만지고, 만들어버리니까. 형 나오는 장면마다 그랬다. 형과 함께 촬영한 날 우리 친구들의 대화 주제는 '박정민'이었다. 정말로. / (박) 쑥쓰럽게… 고맙다. 돈 많이 벌면 맛있는 거 사줄게.
-황석정이 평소 "'순정'에서 좋은 기운을 얻었다. 우리 아들들도 잘 될거다"라는 얘기를 많이 했다고 들었다.
(황) 눈을 보면 안다. 연기할 때 눈빛에 순정이 있더라. 영화를 보니까 다들 잘될 것 같다. 보기 드물게 자신만의 색깔을 뿜어내는 친구들이다. 그러기가 쉽지 않다. 이 영화를 통해 배우들이 성장하고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그게 참 좋았다. 어린 친구들이지만 솔직히 동료 배우라 생각한다. 그들 모습에 부끄러움도 느낀다. 나이가 들수록 연기하는 게 더 힘들어진다. 순정이 없어진다. 대신 욕정이 많아지지. 푸하하.
-'순정'에 남다른 애정이 있는 것 같다. 에너지를 준 작품이었나 보다.
(황) 내가 영화를 오랫동안 해왔지만, 내 출연작을 일부러 찾아보지 않았다. 점점 갈수록 이야기가 풍성하지가 않다. 특히 여배우는 갈 데가 없다. 너무 가슴이 아프다. 나는 단역에서 조연으로 갔는데, 다음엔 또 단역인 거다. 영화판이 너무 빨리 바뀌고 있다. 여기서 열심히 할 필요가 있나 하는 생각도 했다. 섭섭하기도 하고. 그런데 '순정' 찍으면서 생각이 바뀐 거다. 영화가 이런 힘이 있었지, 이렇게 나를 행복하게 했지, 우리가 이렇게 하나가 됐지, 이런 영화를 만들 수 있었지, 영화를 다시 하는 힘이 됐다. 나에게 무척 의미 있는 작품이다.
suzak@sportschosun.com
[순정 인터뷰③]에서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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