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수는 144경기 체제를 맞아 가장 힘든 포지션이다. 2년 전처럼 홀수 구단 체제에 따른 휴식일도 없고 피로가 누적된 채 경기를 치러야 한다. 2년 연속 골든글러브를 수상한 두산 베어스 양의지는 "작년에 진짜 힘들었다. 1000이닝을 넘게 소화했다"며 "데미지가 없다면 거짓말이다. 감독님은 물론 주변에서 관리를 해주지만 체력이 달리더라"고 했다. 김태룡 두산 단장은 "포수는 절대 트레이드 불가다. 10승 투수를 줘도 바꿀 수 없다"면서 "2차 드래프트 때 다른 구단이 포수를 데려가기 바쁘더라. 부상 변수를 감안하면 포수는 많을 수록 좋다"고 했다.
지난해 10개 구단 포수 중 수비 이닝 1위는 김태군(NC 다이노스)었다. 144경기에 모두 출전해 1086⅔이닝 동안 홈플레이트를 지켰다. 그 뒤가 넥센 히어로즈의 박동원(1012이닝), 디펜딩챔피언 두산의 양의지가 1003⅔이닝으로 3위다. 4위는 롯데 자이언츠 강민호(859⅓이닝), 5위는 삼성 라이온즈 이지영(844⅔이닝)이다. 장성우는 롯데와 kt 위즈를 거쳐 808⅔이닝 동안 마스크를 썼다.
결국 강한 포수를 보유한 팀이 가을 야구를 했다. 안방이 흔들리지 않아야 긴 페넌트레이스를 버틸 수 있었다. 한 때 리그 전체적으로 포수가 부족해 KBO리그 미래를 걱정하는 야구인이 많았지만, "난 박동원의 공격적이고 적극적인 모습이 부럽다. 예측이 안 되는 선수"라는 양의지의 말대로 각 구단이 수준급의 안방마님을 보유하게 됐다.
올 시즌도 포수의 가치는 굳이 설명할 필요가 없다. 김태룡 단장은 "주전 포수가 부상 당하면 한 시즌이 완전히 꼬인다"고 했다. 2010년 들어 삼성이 4차례나 한국시리즈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린 것도 진갑용이라는 걸출한 포수가 있었기 때문이라는 게 그의 말이다. 조범현 kt 감독 역시 "포수는 무조건 투수를 위해 희생해야 하는 자리"라며 "경기를 읽는 눈이 빼어나야 한다. 그래야 팀도 강해진다"고 했다.
주전 포수만큼 또 중요한 자리가 백업 포수다. 선수 한 명이 144경기 동안 안방을 책임지는 건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올 시즌 9이닝씩만 한다고 가정했을 때, 10개 구단 포수의 수비 이닝은 약 1300이닝이다. 연장을 치르면 흠플레이트 뒤에서 앉아 있는 시간과 이닝은 당연히 늘어난다. 이 때 백업 포수가 얼마나 주전 포수의 휴식 시간을 보장해 줄 수 있는지가 바로 팀 성적과 직결된다. 서두에 언급한 것처럼 김태군 박동원 양의지 등 주전이 1000이닝 정도 소화하고, 나머지 300이닝은 백업들이 무리 없이 책임져야 팀이 강해지는 셈이다.
그런 면에서 가장 앞서 있는 구단은 두산이다. 기존의 백업 최재훈과 더불어 군에서 제대한 박세혁이 수비는 물론 범상치 않은 방망이 실력으로 김태형 감독의 눈도장을 찍었다. 이 때문에 김 감독은 일본 미야자키에서 "올해 1군 엔트리를 포수 3명으로 갈 수도 있다"고 했다.
이 밖에 김태군-용덕한 체제의 NC, 박동원-김재현 체제의 넥센, 강민호-안중열 체제의 롯데도 나쁘지 않다. 한화는 조인성-허도환(정범모), LG 정상호-유강남(최경철), KIA 이홍구-백용환(이홍구), 삼성은 이지영-이흥련이 올 시즌 안방을 나눠 책임진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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