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떻게들 치길래 그러나 보고있지."
한화 이글스 김성근 감독은 정규시즌에 들어가면 다른 감독들과는 다른 패턴으로 움직인다. 특히 타자들의 타격 연습 때는 좀처럼 그라운드에 나오지 않는다. 감독실에서 라인업이나 작전 구상을 하거나 혹은 일부 선수들을 데리고 특타 훈련을 진행한다. 또는 불펜으로 가서 투수들의 연습을 지도하는 것이 상례다. 타격 연습은 타격 코치들에게 주로 맡겨놓는다. 시범경기때도 이런 패턴은 비슷하게 유지된다.
그런데 9일 대전 한화생명 이글스파크에서는 조금 색다른 모습을 보였다. 이날 김 감독은 오전부터 그라운드에 나와 선 채 타자들의 타격 모습을 유심히 지켜봤다. 특별한 지도는 하지 않은 채 여러 타자들이 배팅 케이지에서 어떻게 스윙을 하는 지를 관찰하고 있었다. 때로는 번트 연습 장면을 물끄러미 바라봤다. 과거 쌍방울 시절부터 김 감독을 지근거리에서 보좌한 박철호 한화 홍보위원 역시 "김 감독님을 수 십년 동안 봐왔지만, 색다른 모습"이라고 말할 정도였다.
김 감독은 왜 이례적으로 한화 타자들을 관찰했을까. 이는 전날에 넥센과 치른 첫 시범경기 내용과 관련있다. 8일 경기에서 한화는 4대2로 역전승을 거뒀다. 하지만 타격이 활발하게 이뤄지진 않았다. 안타수는 오히려 4-7로 넥센보다 3개 적었다. 멀티히트를 친 선수는 없었고, 2루타 이상의 장타도 나오지 않았다.
비록 경기는 이겼지만, 김 감독은 타선 부진에 대해 우려했다. 그래서 어떤 이유로 타격이 잘 안되고 있는 지 직접 파악하려고 선수들의 타격 연습을 관찰한 것이다. 김 감독은 "어떻게들 치고 있나 보고 있다"면서 "스프링캠프 때 한참 만들어놓은 폼이 지금은 다들 없어졌다. 그러니 좋은 타구가 안나올 수 밖에"라고 아쉬워했다.
하지만 김 감독은 크게 우려하지 않는 눈치다. 어차피 시범경기는 '조정의 시기'다. 문제점이 지금 드러나는 게 오히려 낫다. 김 감독은 "어제 장민재가 경기 후에 캠프에서 나에게 욕을 바가지로 먹었다고 했는데, 이제보니 타자들에게 그렇게 할 걸 그랬다"며 너털웃음을 지었다. 남은 시범경기 기간을 통해 수정이 가능하다는 여유로 해석된다. 물론 그러기 위해서는 연습이 필수다. 경기 후 타격 연습이 더욱 강화될 것으로 예상된다.
대전=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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