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성흔(39·두산 베어스)은 최근 하늘이 무너지는 소리를 들었다. 13일 창원 마산구장. NC 다이노스전에 6번 지명 타자로 출전해 왼 햄스트링이 우지직 찢어졌다. 1-0으로 앞선 1회초 첫 타석이었다. 1-0으로 앞선 1사 만루에서 내야 땅볼을 치고 전력 질주를 하다가 베이스 근처에서 쓰러졌다.
들것에 실려 나갈 만큼 엄청난 고통이었다. 홍성흔도 당시를 회상하며 "이거 큰일 났구나. 눈앞이 깜깜했다"고 털어놨다. 천만다행으로 MRI 검진 결과는 3주 진단. 요즘은 병원을 다니며 재활에 집중하고 있다. 햄스트링이 엄지손톱 크기만 찢어져 곧 훈련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그는 "다쳤을 때보다 희망적"이라고 했다.
하지만 예기치 못한 부상으로 가슴에는 큰 멍이 들었다. 캠프에서 누구보다 굵은 땀방울을 쏟았기에 더욱 그렇다. 홍성흔은 김태형 두산 감독의 조언으로 7㎏ 가까이 살을 빼며 새 시즌을 준비했다. 아침 7시부터 방망이를 돌리면서 "배트 스피드로 승부를 걸 것이다. 올해가 마지막이란 각오로 뛰어보겠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비 시즌 동안 요가를 배운 것도 이 때문이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근육량을 유지하면서도 유연성을 키웠다. 그는 17일 전화통화에서 "남들보다 몸이 유연한 편이라고 생각하지만 스트레칭 위주로 준비를 많이 했다. 나이 들면서 몸이 딱딱해지지 않게 훈련했다"며 "뛰는 것도 많이 뛰고 준비를 나름 잘 했다고 생각하는데 순간적으로 오는 부상은 역시 어쩔 수 없다. 조금 피곤하고 날씨가 추우면 다치는 것 같다"고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다른 건 몰라도 캠프에서 훈련한 게 참 아깝다"는 말을 여러 차례 내뱉었다.
그럴 때마다 가족과 동료의 응원은 힘이 된다. 6년째 두산 유니폼을 입는 '효자 외인'더스틴 니퍼트도 홍성흔에게 메시지를 남겨 빠른 회복을 빌었다. 니퍼트는 "다리를 다쳐 유감이다. 빨리 나아지기를 바란다"(My brother I am sorry about your leg. I hope you are feeling better soon)고 말하더니, 한국말로 "보고싶어요 형"이라고 메시지를 보냈다. 이어서는 "사랑해요", "화이팅"이라는 애교 섞인 말까지. 홍성흔은 "니퍼트는 이제 한국 사람이라고 봐야 한다. 평소에도 자주 SNS를 한다"며 "참 고마운 동생"이라고 밝혔다.
1999년 1군에 데뷔해 처음으로 햄스트링 부상을 당한 홍성흔은 이어 "가벼운 러닝이 되면 2군 가서 훈련을 시작할 것이다. 그곳에서 잘 하고 있어야 1군에 올라갈 기회가 생기지 않겠냐"며 "올해가 마지막 시즌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어렸을 때처럼 포수 홍성흔 아니면 안 된다는 분위기가 아니라는 것도 잘 알고 있다. 100% 몸 상태를 만들어 기다리겠다"고 말했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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