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츠조선 김표향 기자] 한국영화의 두 거장, 임권택 감독과 배우 안성기가 최근 영화계의 화두인 부산국제영화제(BIFF) 사태에 대해 "부산시는 지원은 하되 간섭은 하지 않는다는 원칙을 지켜야 한다"고 입장을 밝혔다.
임권택 감독과 안성기의 이름을 딴 영화 상영관(헌정관)이 서울 압구정 CGV아트하우스에서 문을 연 22일 오후, 개관식이 끝난 뒤 취재진을 만난 두 사람은 부산국제영화제 사태를 두고 "많은 영화인들이 있을 수 없는 일이 있어났다고 생각하는 분위기"라며 무겁게 입을 열었다. 임권택 감독은 102편의 영화를 만든 한국영화계의 원로로서 부산국제영화제를 지지하고 있고, 안성기는 부집행위원장으로 부산국제영화제를 이끌고 있다.
2014년 영화 '다이빙벨' 상영 문제로 인해 촉발된 부산국제영화제와 부산시의 갈등은 2년째 계속되고 있다. 지난해 부산시는 이용관 집행위원장에게 사퇴를 종용해 외압 논란을 빚은 데 이어 감사원의 감사 결과를 들어 이용관 집행위원장과 전현직 사무국장을 검찰에 고발했다. 지난 2월 이용관 집행위원장이 사실상 해촉되고 이에 영화제 측이 독립성 보장을 위한 정관 개정을 요구했지만, 부산시는 신임 자문위원의 자격을 문제 삼으며 이를 받아들이지 않고 있다. 결국 영화인들이 항의의 뜻으로 영화제 보이콧 가능성을 언급하기에 이르렀다.
일련의 사태에 대해 안성기는 "영화인으로서, 또 개인으로서, 지원은 하되 간섭하지 않는다는 그간의 원칙이 진리이고 최선의 정책이라 생각한다"면서 "지금의 상황은 전부가 다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우려했다.
또 "검열 문제가 영화계에서 늘 뜨거운 감자였지만 결국엔 관객이 선택해야 할 문제"라며 "국가 안보나 현 상황에 불이익을 가져오는 게 아니라면 영화적으로 해석해야 하는 것 아닌가 한다"고 견해를 밝혔다. 이어 "영화제는 평소엔 접할 수 없고 쉽게 주제로 다루기 어려운 영화를 다 같이 공유하는 자리라는 의미가 있다. 간섭 받거나 제한을 받게 되면 영화제로서의 면모를 잃게 된다. 어떻게 될지 예견하기 어렵지만 모두가 잘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임권택 감독도 "부산국제영화제가 굉장히 빠른 속도로 성장했다. 해외에서도 부산에 오고 싶다는 사람이 많다. 일본 도쿄영화제는 엄청난 예산을 썼음에도 부산영화제만큼 성장하지 못했다. (현 상황이) 너무 아깝게 됐다"고 탄식했다.
임권택 감독은 "원인이 '다이빙벨'이라는 어줍잖은 영화다. 영화제 측에서 꼭 지켜내야 할 엄청난 영화도 아니고, 또 부산시가 자율로 굴러가는 영화제에 개입해 갈등이 여기까지 오게 된 것 아닌가"라며 "누구나 부러워할 만한 큰 영화제가 그 사소한 영화 때문에 꺾어져도 되는가"라고 일침했다.
"부산국제영화제는 이름만 부산이지 세계적인 영화제"라고 강조한 임권택 감독은 "부산시가 불편한 점이 있더라도 참아서 살려내야 하는 영화제이고, 영화제를 이끌어가는 사람들도 어떻게든 지켜야 하는 영화제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suzak@sportschosun.com·사진제공=CGV아트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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