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든자리는 몰라도 난자리는 안다.'
충격적인 개막 2연패를 당한 한화 이글스에 딱 들어맞는 속담이다. 새로 가세한 선수들의 기여도보다 갑작스레 빠진 간판선수의 공백이 더 크게 느껴진다. 2연패의 충격파가 밀려올수록 아쉬움이 짙어진다. 특히 팀 공격의 선봉장이자 외야 수비의 핵이었던 이용규가 개막전에 나오지 못한 것이 아쉽기만 하다. 이용규의 공백이 주는 데미지가 크다.
이용규는 시범경기 막판에 사구에 맞아 다쳤다. 개막을 불과 1주일 앞둔 지난 3월25일 대전에서 열린 kt 위즈와의 경기 때 왼쪽 손목에 공을 맞았다. 자칫 큰 부상으로 이어질 뻔한 장면이었다. 하지만 천만다행으로 정밀 검진 결과 뼈 부위에는 손상이 없는 타박상으로 나왔다.
그렇다고 해서 간단히 넘길 수 있는 상태도 아니었다. 워낙 부위가 좋지 않다. 좌타자인 이용규에게 왼쪽 손목은 타격과 송구 동작을 만들어내는 핵심 부위다. 이 부위에 이상이 생기면 그 즉시 경기력이 떨어질 수 밖에 없다. 그래서 이용규는 사구에 맞은 뒤 반깁스를 했다. 손목을 안정시켜 최대한 빨리 회복하기 위해서다.
개막 1주일전에 이용규가 다치면서 한화는 전력에 큰 손실을 입게 됐다. 강력한 테이블 세터 듀오가 와해됐다. 팀 기동력도 저하됐다. 외야 수비에서도 문제가 생겼다. 그런 문제들이 총체적으로 LG 트윈스에 2연속 연장 끝내기 역전패를 당하는 과정에서 여실히 드러났다.
원래 이용규의 초반 공백은 예상됐던 일이다. 그래서 한화 김성근 감독은 이 공백을 최소화하기 위해 고심해왔다. 일단 지난해 2차 드래프트로 영입한 장민석에게 신뢰를 보냈다. 장민석을 2번 중견수로 고정 출격시켜 이용규의 빈자리를 대체하려고 했다. 기동력이나 수비력 측면에서 보면 딱 맞는 대안일 수 있다.
하지만 결정적으로 공격에서 부족함이 여실히 드러나고 있다. 장민석은 개막 2연전에 모두 선발 출전했지만 11타수 무안타에 그치고 있다. 희생타로 1타점을 올렸고, 1득점을 기록했다. 삼진은 3개나 당했으면서 볼넷은 1개도 얻어내지 못했다. 팀의 테이블세터 치고는 너무나 부실한 성적이다. 결과적으로는 공격의 맥이 끊기고, 팀 득점 루트가 단순해지는 문제가 벌어지고 있다.
장민석의 탓을 할 수만도 없다. 오랫동안 주전 자리를 놓치고 벤치를 지켰던 선수다. 한화에 와서 비로소 새 기회를 얻었다. 향후 더 나아질 수 있다. 하지만 지금 당장은 이용규의 공백을 메우기에는 부족하다. 타격적인 측면에서 전기가 마련돼야 한다. 어쨌든 이용규가 오기 전까지는 장민석이 그 자리를 메울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김성근 감독과 김재현 타격코치가 더 고민해야 한다. 무엇보다 장민석 본인의 각성이 더 크게 요구된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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