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00원 안팎으로 가격대비 만족도가 높은 편의점 원두커피의 매출이 폭증하고 있다. 반면 수 년전까지만해도 우후죽순처럼 늘어나며 호황을 누렸던 커피전문점들은 그동안의 고공성장을 접고, 오히려 하락세로 접어드는 추세다. 이는 경기불황과 함께 소비침체에 빠지면서 '합리적 소비' 영향으로 풀이되고 있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분기(1~3월) 주요 편의점의 원두커피 매출이 많게는 네 배 수준까지 뛰었다. 세븐일레븐의 경우 자체 브랜드(PB) 원두 드립커피 '세븐카페'의 매출이 작년 동기보다 3.96배나 늘어났다. '세븐카페'는 아메리카노 기준 작은 컵(레귤러) 1000원, 큰 컵(라지) 1500원 수준이다.
GS25의 원두커피 매출도 같은 기간 2.92배로 불었다. 지난해 12월 '카페25(Cafe25)'라는 자체 브랜드 원두커피를 내놓은 GS25는 역시 한 잔에 1000원으로 가격을 책정, 불경기 속 합리적 소비를 추구하는 소비자들의 눈길을 사로잡고 있다. 작년 12월 '카페 겟(Cafe GET)'이라는 원두커피 PB(자체브랜드)를 선보인 씨유(CU)도 마찬가지. 1분기 에스프레소 원두커피 매출은 전년동기 대비 62%나 늘었다.
이같은 여세를 몰아 편의점들은 올해에도 원두커피 사업을 대대적으로 확대한다. 세븐일레븐은 상반기 중 세븐카페를 만들어내는 드립커피 머신 설치 지점 수를 현재의 1000여개에서 3000여개까지 크게 늘릴 계획이다. 이와 함께 다음 달부터 세븐카페 운영점에서 도넛 등 커피와 함께 즐길 수 있는 베이커리 상품을 판매한다. 여름 성수기에는 아이스라떼류 커피 품목도 선보일 예정이다. 씨유는 이미 지난달 시원하게 원두커피를 즐길 수 있는 커피 신제품 '겟(GET)더치워터'를 내놨다.
GS25도 현재 1000여개인 '카페25(Cafe25)' 점포를 올해 말까지 3000개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여름철 성수기를 누리고 이달 중순 '카페25 아이스카페라떼'도 출시한다. 신세계 계열 편의점 위드미도 지난달 28일 전국 100여개 점포에서 500원짜리 원두커피 '테이크 원'(TAKE 1)을 내놓고 원두커피 시장에 본격적으로 뛰어들었다.
업계 관계자는 "경기 불황이 깊어지면서 소비자들이 가격 대비 만족도를 따지는 소비 성향을 보이고 있다"며 "편의점 커피의 인기 덕에 커피와 함께 즐길 수 있는 빵이나 과자의 매출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비해 '저가 커피'를 앞세운 편의점들의 거센 공격 앞에서 3000~4000원대 가격의 커피전문점들은 성장이 멈추거나 위축되는 추세다. 한때 적극적인 매장 확대로 업계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카페베네의 경우 2015년 말 점포수가 850개에 그쳤다. 이는 2014년 912개에 이르렀던 점포수에서 7%나 줄어든 수치다.
점포당 매출 또한 크게 늘어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이에 업계는 '편의점 저가 커피'와는 차별화되는 고급화를 통해 새로운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다른 커피전문점에 비해 상대적으로 부담 없는 가격을 자랑했던 이디야커피 또한 마찬가지. 문창기 이디야커피 대표는 "앞으로도 저가 커피는 계속 나올 수밖에 없다. 이럴 때일수록 커피 회사의 기본인 커피 맛의 본질, 즉 품질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며 "이디야커피는 이런 맥락에서 커피 연구소인 커피랩에 투자를 아끼지 않고 있다"고 설명했다.
최승우 카페베네 대표 또한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올해 6월 스페셜티(최고급) 커피 메뉴를 내놓겠다고 밝힌 바 있다.
카페베네 관계자는 "편의점 커피 고급화 등으로 커피시장의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며 "카페베네는 인테리어 등 외관에서부터 특별한 맛과 분위기를 원하는 소비자들을 만족시킬 수 있도록 고급화 전략을 더욱 적극 추진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전상희 기자 nowater@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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