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센 히어로즈는 타격의 팀이었다. 박병호와 강정호 유한준 김민성 서건창 등 이름난 타자가 즐비했다. 게다가 홈런이 잘 나오는 목동구장을 사용했기에 상대팀 투수들은 모공만 오면 홈런에 대한 공포를 안고 마운드에 올라야했다. 넥센은 불펜도 좋았다. 조상우와 한현희 손승락으로 이어지는 필승 불펜은 확실한 믿음을 줬다.
올해는 달라졌다. 넥센의 승리를 받쳤던 조상우 한현희 손승락이 모두 빠졌다. 손승락은 FA 자격을 얻어 롯데로 이적했고, 한현희는 팔꿈치 수술을 받았다. 조상우는 선발로 전환을 시도했는데 오키나와 연습경기서 뜻밖의 팔꿈치 부상을 당해 수술을 받았다. 넥센에겐 새로운 불펜진을 만들어야 했다.
염 감독은 이보근-김택형-김세현으로 이어지는 새로운 필승조를 꾸렸다. 여기에 김상수 마정길 등 다른 불펜진도 충분회 활용하려는 계획을 세웠다. 시범경기까진 순조롭게 보였다.
그러나 첫 술에 배부를 수 없다고 정규리그에서 불안한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
넥센은 벌써 2번의 블론세이브를 기록했다. 지난 3일 고척 롯데전에는 마무리 김세현이 5-3으로 앞선 9회초 2실점(1자책점)해 동점을 만들어주 블론 세이브를 기록했다. 9일 잠실 두산전서는 9-8로 쫓긴 8회말 1사 3루 상황에서 김상수가 마운드에 올라 8번 박건우를 삼진으로 잡으며 불을 끄나 했지만 김재호에게 통한의 안타를 맞으며 9-9 동점이 됐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블론세이브로 팀 분위기가 떨어질 수 있는 가운데 그 경기를 패하지 않았다는 점이다. 3일 경기는 9회말 윤석민의 끝내기 안타 덕에 6대5로 승리해 안도의 한숨을 내쉴 수 있었고, 9일 경기는 김상수가 블론세이브를 기록했지만 이후 11회까지 단 1안타만 내주고 무실점으로 잘 막은 뒤 12회말엔 김세현이 삼자범퇴를 시켜 무승부로 마쳤다.
넥센의 불펜진 평균자책점은 5.65로 10개 구단 중 꼴찌다. 그만큼 불펜진이 허약하다는 뜻이다. 그러나 그동안 불펜을 떠안았던 3명의 필승조가 모두 없는 가운데 처음부터 잘할 것이란 기대는 애초부터 하지 않았다.
염 감독은 "올해는 불펜진을 만들어가는 해"라고 했었다. 기본적인 체제는 만들어놨고 그들을 믿으면서 가지만 여러 선수들을 함께 기용하면서 전체적인 불펜진의 향상을 꾀한다고 했다. 이제 8경기밖에 하지 않았으니 실망할 단계는 아니다.
게다가 성적이 나쁘지도 않다. 많은 전문가가 꼴찌 후보로 생각했던 넥센이지만 9일 현재 4승1무3패로 우승 후보인 삼성, NC와 함께 공동 2위를 달리고 있다. 단숨에 불펜진이 재건될 수는 없다. 시간이 필요하다. 승리를 통해 자신감을 쌓게 된다면 이전 불펜보다 더 강력한 조합이 만들어질 수도 있다.
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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