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기태 KIA 타이거즈 감독이 올시즌을 시작하면서 꼽은 공격력 강화의 키워드는 '유격수 김주형'의 '새 포지션 안착'과 지난해 부진했던 '중심타자' 나지완의 부활이었다. 공격력 강화를 위한 다양한 시도가 이뤄졌는데, 그래도 가장 중요한 건 기존의 주축타자가 제 역할을 해주는 것이다. 지난해 김 감독이 부임한 후 KIA는 젊은 선수들이 출전 경험을 쌓아 선수층이 두터워졌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전에 비해 팀 전체에 근육이 붙고 힘이 생겼고, 경쟁력있는 선수가 많아졌다.
그런데 김 감독이 공격력 강화의 필수 요건으로 언급했던, 팀과 타이거즈 팬들이 간절히 부활을 바랐던 '나지완 카드'가 잠정 보류됐다. 나지완은 9일 수원 kt 위즈전을 앞두고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그를 대신해 지난해 시즌 중에 한화 이글스에서 이적한 외야수 노수광이 1군 엔트리에 이름을 올렸다.
KIA 관계자들은 부상이 나지완의 1군 엔트리 말소의 이유가 아니라며 말을 아꼈다. 그렇다고 특별히 성적이 부진한 것도 아니었다. 나지완은 1일 개막전부터 8일 kt전까지 팀이 치른 5경기에 모두 출전해 타율 3할8리(13타수 4안타)-1타점-1득점-4볼넷을 기록했다. 8일 경기에선 처음으로 2안타를 때렸다. 2군에 내려야할 성적이라고 보기 어렵다. 더구나 개막 후 겨우 일주일이 흘렀다. 그런데도 KIA 코칭스태프는 원정 3연전의 첫 경기를 마친 후 나지완의 2군행을 결정했다. 김 감독은 8일 경기를 전후해 현장에서 이에 대해 따로 언급하지 않았다. 베테랑 선수가 관련된 문제에 관한한 늘 신중하게 대처해 온 김 감독이다.
기록된 성적이 질책 사유가 아니라면, 다른 면을 살펴봐야 할 것 같다.
나지완은 지난 몇 경기에서 아쉬움을 남겼다. 특히 수비에서 매끄럽지 못한 장면을 연출해 코칭스태프를 실망시켰다. 좌익수로 선발 출전한 8일 경기에선 수비 때 커버 플레이에 문제가 있다. 물론, 여러가지 실수가 쌓여 1군 제외로 이어졌을 것이다. 시즌을 준비하는 과정, 오키나와 전지훈련 기간에 열린 연습경기, 시범경기 때도 그는 확실한 믿음을 심어주진 못했다.
NC 다이노스와 정규시즌 개막전을 앞둔 지난 1일 김 감독은 선수들에게 '팀 플레이를 하지 않거나, 느슨한 플레이, 최선을 다하지 않는 플레이가 나오면 누구든지 2군으로 보내겠다'고 했다. 평소 자주 얘기했던 '팀 플레이'와 '최선을 다하는 플레이'를 다시 한번 강조하며, 파이팅을 주문한 것이다. 김 감독은 선수와 활발하게 소통하면서, 선수의 뜻을 존중해주는 지도자로 널리 알려져 있다. 베테랑을 배려해 팀 상황에 따라 이해를 구하기도 하고, 납득할 때까지 기회를 주기도 한다. 하지만 성실한 모습을 잃거나, 기대에 미치지 못할 때 확실하게 책임을 묻는 지도자다. 베테랑에게는 그만큼의 기대치가 있다.
나지완은 지난해 최악의 부진에 시달렸다. 116경기에 출전해 타율 2할5푼3리-7홈런-31타점을 기록했다. 부진으로 인해 몇 차례 2군을 경험했고, 팬들의 비난에 시달렸다. 지난 겨울 절치부심 체중을 감량하고 시즌을 준비했다. 하지만 아직까지 나지완의 봄은 오지 않은 것 같다. 나지완 이름값만으로 기회가 무한정 주어질 것 같지는 않다.
나지완을 대신해 9일 1군에 등록한 노수광은 2-1로 앞선 8회 1타점 적시타를 때렸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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