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승은 서울전 다음에 하시는 걸로.'(마*)
'첫 승은 서울전 다음 성남전 다음에 하시는 걸로.'(pri****)
K리그 클래식 3라운드까지 첫 승을 수확하지 못한 전남 드래곤즈 관련 기사에 달린 네티즌의 댓글이다. 전남을 아끼는 팬들이 전남의 첫 승리를 얼마나 염원하는지, 그럼에도 그 첫 승리가 얼마나 어려운지 일인지 실감케 하는 내용이다.
네티즌의 '예언 아닌 예언'은 점점 사실로 들어맞고 있다. 전남은 10일 홈에서 열린 FC서울과의 4라운드에서도 1대2로 패했다. 첫 승 신고는 또 다시 미뤄졌다.
대진표만 봐도 전남에게 쉽지 않은 경기였다. 전남도 고전을 예상하고 서울전을 대비했다. 서울의 공격의 불씨를 꺼뜨리기 위해 소방수를 중원부터 골문 앞까지 겹겹이 포진시켰다. 기존의 전남 스타일과는 다른 변칙술이다.
전술만 보면 전남의 목표는 첫 승이 아니었다. 수비의 안정화는 실점의 최소화 또는 무승부를 염두에 뒀을 때 나오는 전술이다. 전력차를 상쇄시키는 홈경기의 이점을 기대하기보다, 냉정한 현실 진단이 우선했던 셈이다.
하지만 서울은 후반 6분 서울 이석현의 선제골로 전남의 방패를 뚫었다. 그제야 전남도 공격으로 돌아섰다. 공격의 핵인 스테보가 투입됐다. 배천석은 후반 31분 만회골을 터뜨려 노상래 감독의 믿음에 화답했다. 전남의 저력이 비로소 살아나는 듯했다.
그대로 경기가 마무리됐다면 무승부라 해도 전남은 '선전'으로, 서울은 '고전'으로 평가됐을 것이다. 노 감독의 변칙술에 대한 평가도 달라졌을 테다. 하지만 전남은 후반 추가 3분 서울에 페널티킥을 허용하며 무너지고 말았다. 페널티 박스 안에서 서울 김치우가 전남 최효진에 걸려 넘어졌다는 주심의 판정에 전남은 울분을 삼켰다. 경기 직후 노 감독은 "서울의 운이 좋았다. 우리 선수들이 믿을 것은 우리의 힘이다. 우리끼리 뭉치고 헤쳐나가야 된다"고 에둘러 심판 판정에 아쉬움을 표했다. 전남이 입은 내상이 그만큼 크다는 뜻이다.
산 넘어 산이라더니, 전남의 다음 상대는 성남FC다. 4라운드까지 3승1무 1위팀이다. 수원FC-수원 삼성-울산 현대-서울-성남으로 이어지는 전남의 가혹한 대진표가 원망스러울 지경이다.
성남전을 앞둔 노 감독은 11일 "이제 더는 물러설 곳이 없다"고 했다. 아울러 "1등을 잡는 맛도 있지 않겠냐"고도 덧붙였다. 승리를 위해 배수진을 치겠다는 각오다.
노 감독은 "시즌 초반에 승수를 쌓지 못해 안타깝지만 우리 선수들은 충분히 잘 따라와주고 있다"며 "분위기 전환을 위해 철저히 준비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침묵하고 있는 스테보에 대해선 "경기를 치르면서 감각이 살아나는 선수이기 때문에 첫 골이 언제 터지느냐의 문제일 뿐 금세 경기력이 살아날 것이라 본다"고 기대했다.
전남은 13일 오후 2시 5라운드를 치르기 위해 성남 원정길을 떠난다. 홈에서 따내지 못한 승점을 이번 경기에선 반드시 확보해야 한다. '첫 승은 서울전 다음 성남전 다음에 하시는 걸로'라고 말하는 축구 팬들의 예상을 뒤엎어야만 한다. 성남이 전남에게 제물이 되어줄까. '4전무승' 다윗이 또 한번 골리앗을 상대로 도전장을 낸다.
김표향 기자 suza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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