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마디로 신기록의 집약체다. 메이저리그 시애틀 매리너스의 이대호(34)가 날린 대타 끝내기 홈런은 많은 의미를 지니고 있다.
이대호는 14일(한국시각) 미국 워싱턴주 시애틀 세이프코필드에서 열린 텍사스 레인저스와의 정규시즌 홈경기에서 2-2로 맞선 연장 10회말 2사 1루 때 대타로 나와 끝내기 2점 홈런을 날렸다. 상대 왼손 강속구 투수 제이크 디크먼을 상대로 볼카운트 2S의 불리한 상황에서 3구째 97마일(시속 약 156㎞)짜리 강속구를 받아쳐 좌측 펜스 뒤로 넘겨 경기를 마무리지었다. 이 홈런은 이대호의 시즌 2호 홈런이자 메이저리그 첫 끝내기 홈런이다.
자세히 살펴보면 한 두 가지 의미를 지닌 홈런이 아니다. 우선 이대호 개인적으로는 메이저리그에 나와 처음으로 날린 끝내기 홈런이었다. 특히 한국과 일본 무대를 두루 평정하면서 총 323개(한국 225개, 일본 98개)의 홈런을 날리면서도 한 번도 기록하지 못했던 끝내기 홈런이라는 의미가 있다. 사실 한국과 일본에서는 이대호가 주로 4번 등 중심타선으로 선발 출전했기 때문에 대타 끝내기 홈런을 칠 기회 자체가 없었다. 대신 이대호는 한국에서 대타가 아닌 선발 출전 멤버로 세 번의 끝내기 홈런을 친 적은 있다.
이대호는 지난 2002년 5월 10일 롯데 자이언츠 소속으로 마산구장에서 열린 현대 유니콘스전에서 2-2로 맞선 연장 10회말 2사 2, 3루 때 첫 번째 끝내기 홈런을 쳤다. 당시 상대는 현대 외국인 마무리 다리오 베라스였다. 이어 4년 뒤인 2006년 4월16일 부산 LG 트윈스전 때도 4-5로 뒤진 9회말 무사 2루 때 경헌호로부터 끝내기 우월 2점 홈런을 날렸다. 국내 무대 마지막 끝내기 홈런은 1년 뒤인 2007년 4월26일. 마산구장에서 SK 와이번스를 상대로 3-3이던 연장 10회말 선두타자로 등장해 조웅천을 상대로 좌월 끝내기포를 터트렸다.
이후 2012년 일본 무대로 건너간 이대호는 끝내기 안타는 기록했어도 끝내기 홈런을 친 적은 없다. 때문에 메이저리그 데뷔 첫 해 초반에 현지 팬들에게 강렬한 인상을 심어줬다.
더불어 메이저리그 자체 역사에서도 꽤 많은 이정표가 된 홈런이다. 미국 스포츠전문 채널 ESPN은 이대호의 끝내기 홈런이 1950년 이후 역대 최고령 신인 끝내기 홈런이라고 밝혔다. 올해 만 33세인 이대호는 1950년에 만 35세였던 루크 이스터(클리블랜드 인디언스) 이후 최고령 신인 끝내기 홈런의 주인공이 됐다.
또한 시애틀 구단 자체로서도 의미가 크다. 올시즌 팀에 첫 번째 홈 승리를 안겨준 홈런이다. 또한 구단 자체 역사에서 역대 세 번째 대타 끝내기 홈런으로 기록됐다. 첫 번째는 30년 전인 1986년 9월 켄 펠프스가 디트로이트 타이거즈를 상대로 기록했다. 두 번째는 3년전인 2013년 6월 오클랜드 애슬레틱스전에 나온 켄드리스 모랄레스의 대타 끝내기 홈런이다. 하지만 '신인 대타 끝내기'는 이대호가 시애틀 구단 역대 1호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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