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KIA 타이거즈와 삼성 라이온즈전이 열리기 전만해도 이날 경기의 승부는 KIA쪽으로 기울어질 것으로 예상했었다. 두 팀의 선말 무게가 달랐기 때문. KIA는 외국인 투수 헥터 노에시가 등판했고, 삼성은 3패의 벨레스터를 예고했다가 갑작스런 팔꿈치 부상으로 김건한이 선발로 나왔다. 누가 봐도 헥터는 잘 던질 것으로 보였고, 김건한은 힘든 승부가 될 것 같았다.
하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달랐다. '야구 몰라요'라는 말이 떠오를 수밖에 없는 상황이 연출됐다.
가장 충격적인 사건은 KIA 선발 헥터의 몰락. 헥터는 채 5회도 마치지 못하고 12안타(1홈런)를 두들겨맞고 8점을 내주고 강판됐다.
첫 등판이었던 2일 창원 NC전서 7이닝 1실점, 9일 수원 kt전서 7이닝 1실점할 때만해도 '비싼만큼 활약을 한다'는 평가가 많아다. 헥터는 무려 170만달러를 주고 KIA가 영입한 투수다.
그런데 지난 15일 광주 넥센전서 5이닝 6실점으로 부진하더니 4번째 등판인 이날은 완전히 무너졌다.
1회부터 좋지 않았다. 선두 배영섭에게 우전안타, 3번 구자욱에게 우중간 2루타를 맞고 1사 2,3루의 위기를 맞았다. 최형우를 2루수 앞 땅볼로 잡아내며 1점을 내줬고 이승엽을 삼진 처리하며 이닝을 마무리. 2회에도 무사 만루의 위기를 내야 땅볼로 1점만 주고 잘 막았다. 3회엔 실책 2개가 연결돼 1점을 줬으나 이어진 무사 2,3루에서 후속 타자를 범타로 막아내며 뛰어난 위기 관리 능력을 보였다.
4회를 처음으로 무실점으로 막아 정상 궤도에 오르는 듯 했지만 5회에 다시 온 위기에선 무너지고 말았다. 1사 1,2루서 발디리스에게 좌중간 펜스를 원바운드로 맞히는 2루타를 내줘 2점을 줬고, 1사 1,3루서는 8번 이지영에게 좌중간 담장을 넘기는 스리런 홈런을 맞고 말았다. 몸쪽 스트라이크존으로 온 146㎞의 직구가 통타당했다. 결국 4⅓이닝 동안 12안타 8실점(7자책)을 기록하고 마운드를 홍건희에게 넘겨줬다.
이날 헥터의 최고 구속은 150㎞로 기록됐다. 직구위주의 힘으로 윽박지르면서 체인지업으로 유인하는 피칭을 했으나 제구가 좋지 못했다. 직구가 대부분 높은 쪽으로 형성되면서 오히려 삼성 타자들의 먹잇감이 됐다. 체인지업 역시 스트라이크존으로 오다가 떨어져야 효과가 있는데 그렇지 못하면서 기대한만큼의 피칭이 이뤄지지 못했다.
광주=권인하 기자 indy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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