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토비체(폴란드)=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선수들 되게 열심히 했어요."
확실한 우리말로 대답했다. 그리고 정말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그 표정 하나가 모든 것을 다 말해줬다. 백지선 한국아이스하키대표팀 감독이었다.
한국은 29일 밤(한국시각) 폴란드 카토비체 스포덱 아레나에서 열린 이탈리아와의 2016년 국제아이스하키연맹(IIHF) 세계선수권대회 디비전1 그룹A 마지막 5차전에서 1대2로 졌다. 이날 한국이 승리했다면 다른 팀들 결과에 따라 1부리그인 월드챔피언십 진출도 가능했다. 때문에 한국은 자신감을 가지고 임했다.
하지만 경험 부족과 석연찮은 판정이 한국의 발목을 잡았다. 경기 초반 석연찮은 페널티가 몇 차례 나왔다. 여기에 이탈리아의 반칙에는 아무런 조치도 취하지 않았다. 한국이 6번이나 페널티를 받을 동안 이탈리아는 4번만 받았다. 그나마 3피리어드 막판 2개의 페널티가 몰렸다. 그만큼 의도성이 짙은 판정이 이어졌다. 백 감독도 심판에게 항의할 정도였다.
그럼에도 한국은 지고 말았다. 경기 후 믹스트존에서 만난 백 감독은 우리말로 "선수들 되게 열심히 했어요"라고 했다. 한국에서 태어난 백 감독은 1살 때 캐나다로 이민갔다. 우리말보다는 영어가 더 편하다. 이번 대회에서도 취재진과의 인터뷰는 모두 영어로 진행했다. 우리말을 쓸 수는 있다. 일상생활을 하는 데는 큰 문제가 없다. 하지만 좀 더 정확한 뜻을 전달하기 위해 영어를 쓴다. 이번은 달랐다. 취재진을 만나자 마자 우리말을 썼다. 자신의 진심을 전하고 싶었던 것이다. 동시에 언론을 통해 선수들에게 격려의 뜻을 전하기 위한 것도 있었다.
이후 백 감독은 더 이상 말을 잇지 않았다. 이번 대회를 평가해달라는 질문에 대해 어깨를 몇번 들썩였다. 그리고는 촉촉한 눈으로 취재진을 바라볼 뿐이었다. 취재진과 백 감독 사이에 더이상 말은 필요없었다. 서로 고개를 끄덕였다. 그의 뒷모습에는 진한 아쉬움이 드리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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