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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스터(영국)=이건 스포츠조선닷컴 기자]"캄피오네~ 캄피오네~"가 울려퍼졌다. "위아더챔피언~노타임포루저~위아더챔피언"이 이어졌다. 사람들이 밖으로 쏟아져나왔다. 중계차 위로 올라가 흥을 돋우는 이도 있었다. 한 켠에서는 우는 사람들도 즐비했다. 말 그대로 축제의 현장이었다. 레스터시티가 구단 역사상 최초로 잉글랜드프리미어리그(EPL) 우승을 결정짓던 날. 레스터를 갔다.
여우 세상
2일 낮(현지시각) 레스터에 도착했다. 이날은 공휴일이었다. 시내의 대부분 상점들이 문을 닫았다. 그래도 상점 쇼윈도에는 레스터시티의 엠블럼이 박혀있었다. 관공서에도 레스터시티의 깃발이 높이 걸려있었다. 레스터시청과 등기소는 물론이고, 레스터대성당에도 이날만큼은 구단의 깃발이 펄럭이고 있었다. 레스터는 여우세상이었다.
전날 열렸던 레스터시티의 맨유 원정 경기 때문이었다. 그 경기에서 레스터시티가 이겼다면 우승을 확정지을 수 있었다. 하지만 아쉽게도 1대1로 비겼다. 승부의 향방은 토트넘의 결과로 넘어갔다. 토트넘이 이날 첼시 원정 경기에서 이기지 못하면 레스터시티가 우승을 확정할 수 있었다. 1884년 창단 이후 132년만의 우승을 눈앞에 둔 상황이었다
긴장
레스터시티의 홈구장인 킹파워스타디움을 찾았다. 취재진들이 많이 있었다. 팬들도 몇몇 보이기는 했다. 팬스토어에서 기념품을 사거나 경기장을 배경으로 해서 기념 사진도 찍기도 했다. 하지만 구단이나 서포터 차원의 공식 행사는 없었다. 그저 우승을 염원하는 마음으로 경기장을 쓰다듬고 가는 정도였다. 다들 긴장하고 있었다. 아내와 함께 경기장을 둘러보러 나온 이안(78)을 만났다. 그는 "5살 이후로 레스터시티의 팬"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그는 "사실 어렸을 때부터 레스터시티의 우승을 생각해본 적은 없다. 이번이 꿈만 같다. 긴장된다. 꼭 오늘 우승하길 바란다"고 했다.
한숨 또 한숨
레스터 시내 한 펍을 찾았다. 규모가 꽤 큰 두 펍이 마주보고 있는 곳이었다. 큰 펍에는 중계차가 와있었다. 경기 중간중간 TV 방송을 통해 현장을 중계했다. 다소 규모가 작은 펍에는 전세계에서 온 취재진들이 즐비했다. 유럽은 물론이고 태국과 일본 취재진들도 있었다. 태국은 레스터시티 구단주인 비차이 스리바다나프라바의 나라다. 일본 취재진들이 몰린 것은 레스터의 공격수 오카자키 신지 때문이었다. 전반전 첼시는 토트넘에게 2골을 내주고 말았다. 해리 케인과 손흥민이 골을 넣었다. 첼시가 실점을 할 때마다 레스터시티 팬들은 한숨을 쉬었다. 전반이 되자 다들 펍 밖 거리로 나갔다. 그리고는 담배를 피고 맥주를 마시면서 쓰린 속을 달랬다.
환호 그리고 열광
후반 들어 레스터시티팬들은 힘을 냈다. 자신들의 응원가를 불렀다. 그리고 '컴온 첼시'도 연호했다. 레스터시티 팬들의 정성이 하늘에 닿았다. 후반 13분 첼시 케이힐의 만회골이 터졌다. 레스터시티팬들의 응원은 이어졌다. 기도를 하는 이도 있었다 후반 38분 에덴 아자르의 너무나 멋진 동점골이 나왔다.
이때부터 레스터시티팬들의 눈에는 경기가 들어오지 않았다. 계속 응원가를 불러댔다. 추가시간은 6분이었다. 계속 노래를 부르면서 우승 희망을 이어갔다. 경기 종료 휘슬이 울리는 순간 레스터 시내는 떠나갈 듯한 함성이 터져나왔다. 팬들은 "캄피오네"를 외쳤다. 그리고 "위 아더 챔피언"을 따라불렀다
바깥으로 나갔다. 두 펍 사이의 골목에서 축제가 열렸다. 감격에 우는 사람, 목마를 타고 기뻐하는 사람, 춤을 추는 사람 등 기쁨의 모든 표현 방식이 나왔다. 한 팬은 중계차위에 올라갔다. 종을 가지고 응원가를 유도했다. 중계차 안에 있던 스태프가 어이없는 표정으로 쳐다봤지만 그 뿐이었다. 그 자리에 있던 팬들은 모두 노래를 부르며 즐거워했다. 76세인 개리는 "내 생애 처음 봐본 우승"이라며 "너무 기분이 좋다. 우리 팀이 잉글랜드 최고가 됐다"며 기뻐했다.
여기서 그치지 않았다. 집에서 축구를 보고 있던 사람들까지 차를 가지고 나왔다. 그리고는 신나게 경적을 울려댔다. 레스터시티의 깃발을 차에 꽂은 채 퍼레이드를 벌였다. 팬들은 시내 중심가와 킹파워 스타디움으로 달려갔다. 이날 레스터는 잠못이루는 밤을 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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