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호 홈런을 신기한 구장 때문에 도둑맞았다. 그래도 박병호는 싱글벙글이었다.
미국 메이저리그 미네소타 트윈스 박병호가 빅리그 데뷔 첫 3루타를 때려냈다. 박병호는 3일(한국시각)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에 위치한 미닛메이드파크에서 열린 휴스턴 애스트로스와의 경기에서 사이영상 투수를 상대로 멀티히트를 때려냈다. 박병호는 이날 경기 5번 지명타자로 선발 출전해 2타점 3루타 포함, 3타수 2안타 1볼넷 2타점 1득점을 기록했다. 이날 휴스턴의 선발은 좌완 특급 투수 댈러스 카이클. 하지만 박병호는 대투수를 상대로 주눅들지 않고 시원하게 방망이를 돌렸다.
2회 첫 타석 우전안타, 4회 볼넷 출루로 팀 3-1 리드 상황을 이끈 박병호. 5회 찬스가 왔다. 1사 1, 2루 상황. 박병호는 2B1S 상황서 카이클의 투심패스트볼을 시원하게 받아쳤다. 중견수 방면으로 쭉쭉 뻗어나갔다. 맞는 순간 홈런을 직감할 수 있는 타구였다. 그런데 복병이 숨어있었다. 미닛메이드파크의 명물 탈스힐(Tal's hill). 미닛메이드파크는 홈팀 선수가 홈런을 치거나 승리하면 좌측 외야 펜스 뒤에 기차가 달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또 하나 탈스힐이 있다. 중앙 펜스 앞에 30도 경사의 완만한 언덕이 펜스까지 이어져있다. 중견수 뒤 워닝트랙 뒷쪽으로 둥그런 빈 공간이 특이하게 더 있는 것이다. 때문에 미닛메이드파크는 중앙 펜스까지의 거리가 무려 133m나 된다.
하필이면 박병호의 타구가 정확히 탈스힐쪽으로 날아갔다. 공이 떨어진 지점은 대략 127m 위치. 만약, 이 타구가 홈구장 타깃필드에서 나왔다면 홈런이었다. 타깃필드는 중앙 펜스까지의 거리가 125m다. 미닛메이드파크가 아닌 어느 구장을 갔어도 홈런이 됐을 타구였는데, 박병호는 이 언덕에 7호 홈런을 도둑맞게 됐다.
그래도 박병호는 열심히 뛰었다. 비거리 127m 3루타를 만들어냈다. 빅리그 첫 3루타. 박병호는 이 3루타를 카이클을 강판시켰다. 투수 교체 도중 3루 덕아웃쪽으로가 동료들에게 열심히 뛰는 포즈를 취하며 즐거워했다. 박병호의 이 3루타 한 방에 점수차가 5-1로 벌어졌고 팀은 4연패에서 탈출했다. 한국에서 9시즌을 뛰는 동안에도 3루타는 단 5개밖에 없는 박병호였기에, 첫 3루타와 연패 탈출이 기뻤을 것이다.
김 용 기자 awesome@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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