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기록을 달성하려면 빼어난 실력뿐만 아니라 운까지 따라줘야 한다.
삼성 라이온즈를 거쳐 지난해 소프트뱅크 호크스로 이적한 릭 밴덴헐크는 일본 프로야구에서 '불패투수'로 통한다. 지난해 2군에서 시즌 개막을 맞은 밴덴헐크는 시즌중에 1군에 승격해 9승무패를 기록하고 소프트뱅크의 퍼시픽리그 1위, 재팬시리즈 우승에 기여했다. 지난해 15경기에 나서 단 한번도 패하지 않고, 2.52를 기록했다. KBO리그를 거쳐 일본으로 진출한 투수들이 고전한 경우가 적지 않았는데, 첫해부터 기대 이상의 활약을 해줬다. 1m98 큰 키에서 내리꽂는 시속 150km대 위력적인 강속구가 일본에서도 통한다는 걸 보여줬다.
올해도 무패 신화가 이어졌다.
지난달 26일 오사카 교세라돔에서 열린 오릭스 버팔로스전에 선발로 나선 밴덴헐크는 6이닝 2실점 호투를 펼치고 시즌 4번째 승리를 따냈다. 데뷔 시즌이었던 지난해부터 20경기에 등판해 13승무패. 요미우리 자이언츠의 호리우치 스네오가 1966년 달성한 데뷔전부터 최다 연승 기록과 어깨를 맞췄다.
대기록을 눈앞에 두고 있는 밴덴헐크가 어렵게 위기를 모면했다. 3일 니혼햄 파이터스 원정경기에 선발 등판한 밴덴헐크는 7회까지 4실점(3자책)하고 강판됐다. 일본 프로야구에 진출한 후 가장 힘든 경기를 했다. 5안타를 맞았는데, 3개가 홈런이었다.
소프트뱅크의 막강 타선이 패전 위기에 처한 밴덴헐크를 구했다. 0-4로 끌려가던 소프트뱅크는 8회초 3점을 따라갔고, 9회초 1점을 뽑아 승부를 연장으로 몰고갔다. 분위기를 탄 소프트뱅크는 연장 10회 결승점을 내고 5대4 역전승을 거뒀다.
거짓말같은 후반 대역전승 덕분에 밴덴헐크는 무패기록을 이어갈 수 있게 됐다. 밴덴헐크는 경기후 언론 인터뷰에서 "패배가 사라진 건 중요하지 않고, 팀이 이겨 너무 기쁘다. 타선에 감사하다"고 했다.
물론, 올해도 에이스다운 활약을 이어가고 있는 밴덴헐크다. 선발 등판한 6경기에서 모두 퀄리티 스타트(선발 6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를 기록했고, 5경기를 퀄리티 스타트 플러스(선발 7이닝 이상 3자책점 이하)로 마쳤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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