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넥센 이장석 대표에게 물었다. 미네소타 박병호의 깜짝놀랄만한 활약을 예상했느냐고. 이 대표는 "요즘 매일 놀라고 있다. 아무래도 초반에는 시간이 좀 걸리고 차츰 발동이 걸릴 거라고 봤다. 5월초에 이정도 홈런수치는 상상도 못했다. (박)병호 플레이를 보면서 야구를 좀더 많이, 열심히 봐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했다. 이 대표는 박병호 얘기가 나오자 함박웃음부터 지었다.
박병호는 7일 현재 타율 0.268, 7홈런 12타점, OPS(출루율+장타율) 0.942를 기록중이다. 5월 들어서는 타율이 0.438에 이른다. 타석에서의 여유, 파워, 선구안, 줄어드는 삼진 등 모든 흐름은 더 매끄러워지고 있다.
이 대표는 박병호의 좌절과 극복, 성장, 최고 순간까지 모든 것을 지켜봐온 산 증인이다. 넥센의 구단주 겸 대표이사지만 좀 특별하다. '빌리 장석'이란 별명은 팬들이 붙여줬다. 야구단 운영을 꿈꿨던 첫번째 이유는 누구보다 야구를 좋아한다고 자부했기 때문이다. 계속된 야구 공부는 야구를 바라보는 혜안을 키웠다는 평가를 듣게 했다. 신인선수를 뽑는 것은 스카우트 파트의 전공분야지만 이 대표 역시 구단의 자산인 어린 선수들을 꼼꼼하게 체크하고 자신의 의견을 토론에 포함시켜왔다. 최근 넥센의 화수분 야구에 적잖은 영향을 미쳤다.
이 대표는 "강정호도 지난해 시즌 초반에는 일정기간 적응기를 거쳤다. 파워는 박병호가 한수 위지만 배트스피드와 적응력 면에선 강정호가 절대 뒤지지 않는다. 박병호에게도 시즌 초반 어려운 시기가 있을 것이고 결국은 뛰어넘겠지만 시간이 필요하다고 봤다. 박병호는 나 뿐만 아니라 메이저리그 모든 전문가들의 예상을 뛰어넘고 있다. 박병호는 한번 자신감이 붙으면 거침없이 타오르는 스타일이다. 그저 놀랍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고 말했다.
넥센은 강정호에 이어 박병호까지 2년 연속 최고 선수들을 포스팅 시스템으로 메이저리그에 진출시켰다. 넥센은 선수의 꿈을 내버려두지 않고 구단이 적극적으로 나서 도움줄 수 있는 부분을 함께 채웠다. 자생구단이기에 선수의 성장을 통한 구단 이익과 가치 창출은 당연한 것이지만 궁극적으로는 강한 맨파워가 강한 구단을 만든다는 인식공유가 있기에 가능했다. 박병호와 강정호의 성공은 어린 선수들에게 엄청난 동기부여가 된다. 메이저리거는 아니더라도 한때 A급 반열에 끼지 못했던 강정호와 박병호가 톱스타로 성장하는 과정을 곁에서 지켜봤다.
이 대표는 "메이저리그가 향후 포스팅금액 상한선으로 800만달러를 제시하고 있는데 화가 난다. 강정호와 박병호가 보여준 가능성은 이 금액이 얼마나 부당한지를 보여준다"고 했다. KBO와 메이저리그는 포스팅 상한액을 두고 향후 협상의 여지를 남겨두고 있다.
박재호 기자 jh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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