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위기는 어두웠다. 누구도 입을 열지 않았다.
10일 두산 베어스와 SK 와이번스의 경기가 열린 인천 문학구장. 당연했다. 팀은 전날까지 4연패에서 허덕였다. 경기 직전 오른손 베테랑 투수 노경은이 은퇴 의사를 밝혔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김태형 감독을 제외하면 코칭스태프도, 선수들도 묵묵히 훈련만 할 뿐이었다.
그 때 민병헌이 덕아웃 한 편에서 방망이 손질을 하고 있었다. 후배 박건우가 곁에서 그라운드를 응시하고 있었다. "건우야 오늘만 야구하는 거 아니지? 내일도 하지? 내년에도 하지? 마흔 살까지 할거지? 뭐 144경기를 다 이길 수 있나. 만약 오늘 지면 내일 또 이기면 되는거지." 특유의 농담이었다. 그는 취재진에게도 "우리가 너무 잘나가긴 했나봐요. 그런데 야구가 이길 때도 있고 질 때도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라고 했다.
사실 연패 중 가장 필요한 부분은 이 같은 긍정적인 사고다. 압박감을 느낄 수록 경기는 풀리지 않는다. 그런데 두산은 김재호, 오재원이 주전 야수 최고참이다. 나머지 후배들은 여전히 경험을 쌓고 있는 중이다. 20대 후반, 30대 초반 선배들의 말 한 마디가 중요한 이유다.
민병헌은 말뿐만 아니라 행동으로도 보여줬다. 10일 3번 타자 우익수로 선발 출전해 4타수 2안타(1홈런) 1타점 2득점을 올렸다. 11일에는 4타수 2안타(1홈런) 2타점 1득점이다. 그렇게 그는 이틀 연속 홈런포를 가동했고, 팀은 연패 탈출은 물론 2연승을 달렸다. 팀 분위기가 빠르게 살아난 것도 당연했다.
함태수 기자 hamts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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