첫 반환점이 눈앞이다.
팀당 9~10경기를 치른 K리그 클래식 판도는 어느 정도 자리가 잡혔다. '슬로스타트' 오명을 보기 좋게 벗어던진 FC서울이 맨 꼭대기에 서 있다. '살인일정'을 뚫은 전북 현대는 추격 채비가 한창이다. 올 시즌 다크호스로 지목됐던 성남, 제주가 상위권에 이름을 올린 것도 눈에 띈다. '군팀' 상주의 진격도 예사롭지 않다. 초반에 부진했던 포항, 수원은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조별리그를 마친 뒤 반등하는 모양새다. 이들을 바라보는 하위권 팀들의 눈은 고민이 한가득이다.
꼴찌 인천의 당면과제는 승리다. 인천은 클래식 12팀 중 유일한 무승(4무6패)팀이다. 상주와의 9라운드에서 현실이 적나라 하게 드러났다. 전반에만 2골을 넣었음에도 내리 4골을 내줬다. 제자들로부터 받은 카네이션을 가슴에 단 채 첫승을 열망했던 김도훈 감독의 표정은 인천 선수단의 분위기를 대변하는 듯 했다. 승리를 통한 자신감 회복이 강등권 탈출의 열쇠다.
11위 전남은 어수선한 분위기를 빨리 정리하고픈 눈치다. 노상래 감독의 갑작스런 사퇴 발언이 독약이었다. 구단 차원의 재신임 발표가 이어졌지만 이미 엎질러진 물이었다. 스테보, 오르샤 등 외국인 선수들이 고군분투 중이지만 나머지 선수들의 분위기가 좀처럼 살아나지 않고 있다. 승리를 통한 반전이 특효약이지만 구성원 전체의 의욕을 다지는 작업이 선행되어야 한다.
'승격팀 돌풍'을 내심 바랐던 수원FC의 표정도 좋지 않다. 초반 3경기서 1승2무를 거둘 때만 해도 만면에 웃음이 가득했다. 하지만 이후 7경기 연속 무승(3무4패) 중이다. '오날두' 김병오와 벨기에 출신 외국인 공격수 오군지미가 돋보이지만 단조로운 공격패턴과 김근환을 축으로 전개되는 수비 패턴이 상대에 간파당하면서 고전 중이다. 지난해 승격의 원동력이었던 '막공'의 업그레이드가 불가피 하다.
광주FC는 '무등산 패트리어트'로 거듭난 정조국이 '양날의 검'이 됐다. 정조국의 활약은 반갑지만 대체자가 보이지 않는다. 쾌조의 감각을 보여주고 있는 정조국이 부상이나 경고누적, 퇴장 등 악재에 넘어질 경우 빈 자리를 채울 만한 공격수가 보이지 않는다. 나날이 높아지고 있는 '정조국 의존도'가 남기일 감독 입장에선 적잖은 부담요인이다.
'이빨빠진 호랑이'로 전락한 울산 현대는 '물꼬트기'에 사력을 다하고 있다. 10경기를 치른 현재 단 7골, 경기당 평균 0.7골로 꼴찌 인천(0.8골)보다도 아래다. 윤정환 감독은 기존 이정협 원톱 체제에 박성호까지 선발로 내보내는 변화를 줬지만 무득점 사슬을 끊기엔 역부족이었다. 최근 경기에선 결정적인 슈팅이 상대 골키퍼의 선방에 걸리거나 골대를 때리는 등 운마저 따라주지 않고 있다.
첫 반환점에서 드러난 문제점을 개선하지 못한다면 남은 길은 추락 뿐이다. 과연 클래식 2막에서는 하위권 반란을 기대할 수 있을까.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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