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쯤되면 "완벽하다"는 찬사를 보내기에 부족함이 없을 듯 하다. 9경기째 연속으로 실점하지 않았다.
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불펜투수 오승환(34)이 리그 최고 성적을 올리고 있는 시카고 컵스의 3~5번 클린업트리오를 퍼펙트로 막아냈다. 비록 팀은 1-3으로 뒤진 상황이었지만, 매우 상징적인 장면이었다. 지구 라이벌인 동시에 올시즌 메이저리그 최고 승률을 기록 중인 최강팀 시카고 컵스의 중심타선을 완벽하게 무력화했기 때문이다.
오승환은 24일(한국시각) 미국 미주리주 세인트루이스 부시스타디움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와의 홈경기에 팀의 두 번째 투수로 나왔다. 1-3으로 뒤진 7회초에 선발 애덤 웨인라이트의 뒤를 이어 마운드에 올랐다. 하필 7회초 컵스 타순은 3번 벤 조브리스트부터 시작하는 클린업 트리오. 부담스러울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하지만 '돌부처' 오승환은 상대가 누구든 흔들리는 선수가 아니었다. 특유의 무표정함을 유지한 채 마운드에 선 오승환은 첫 상대인 조브리스트를 완벽하게 제압했다. 마치 무력시위라도 하듯 시속 94마일(약 151㎞)짜리 포심패스트볼을 3개 연속 던져 3루수 뜬공으로 잡아냈다. '칠 테면 쳐봐라'고 외치는 듯 혼신을 다한 역투였다.
이어 4번 앤서니 리조를 상대한 오승환은 볼카운트 2B2S에서 타이밍을 완전히 흔드는 시속 80마일(약 129㎞)짜리 체인지업을 던져 다시 3루수 땅볼로 아웃카운트를 늘렸다. 완벽하게 리조의 허를 찌른 투구였다.
손쉽게 2아웃을 만든 오승환은 5번 호르헤 솔레어는 삼진으로 돌려세웠다. 94~95마일의 강력한 포심패스트볼 3개로 2B1S를 만든 뒤 85마일(약 137㎞)짜리 슬라이더로 스트라이크존을 통과했다. 이어 2B2S에서 5구째에 다시 93마일짜리 포심패스트볼을 꽂아 루킹 삼진을 잡아냈다. 솔레어는 높은 코스로 들어온 강속구를 바라보며 고개를 저을 뿐이었다.
이로써 오승환은 지난 3일 필라델피아 필리스전부터 9경기 연속 무실점 행진을 이어갔다. 시즌 평균자책점도 1.14로 더 낮아졌다. 7회초를 완벽하게 막아낸 오승환의 호투에 고무된 덕분인지 세인트루이스타선은 7회말에 맷 애덤스의 2점 홈런으로 3-3 동점을 만드는 데 성공했다. 그러나 오승환은 8회초 케빈 시그리스트로 교체돼 승패 기록과는 무관하게 됐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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