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반적으로 느리고, 결정적 찬스에서 쉽게 죽는다. 올해 한화 이글스 주루플레이의 특징이다. 그리고 반드시 개선돼야 할 문제이기도 하다.
한화는 올해 KBO리그 10개 구단 중 주루플레이에 가장 약한 면모를 보이고 있다. 일단 수치상으로 드러난다. 1일까지 한화는 총 25개의 도루를 성공했다. 리그 최하위다. 도루 실패도 11개로 가장 적다. 이는 도루 시도 자체가 적었다는 걸 의미한다. 누상에 나가 뛸 생각을 할 수 있는 선수 자체가 한정돼 있기 때문이다.
또 지금까지 16번의 주루사를 기록했다. 이 역시 리그에서 가장 적은 숫자인데, 그렇다고 해서 한화가 주루 플레이를 잘했다고 해석하면 안된다. 주루사의 범주에는 도루 실패도 포함된다. 기본적으로 도루 실패가 적었기 때문에 주루사 숫자도 적을 수 밖에 없다. 더불어 주루사는 공격적인 베이스 러닝의 부산물이기도 하다. 선수들의 전반적인 주력이 느린 팀은 주루사도 적다. 한화가 이에 해당한다.
그런데 이렇게 상대적으로 적은 주루사 가운데에는 치명적인 것들이 적지 않다. 지난 5월17일 포항 삼성전 때 나온 2루주자 김태균의 타구 판단 미스나 4월30일 대전 삼성전 7회말 차일목의 무리한 홈쇄도, 또 4월8일 창원 NC전 7회에 나온 김경언의 3루 오버런 등이 대표적이다. 모두 접전 혹은 추격하던 상황에서 나온 것들이다. 결국 이런 장면이 나온 경기에서 한화는 모두 졌다.
1일 대전 SK전때도 마찬가지였다. 1-3으로 뒤지던 8회말 2사 1, 2루에서 로사리오가 3-유간을 꿰뚫는 적시타를 날렸다. 2루주자 이용규는 여유있게 홈인. 1루주자 송광민은 헤드퍼스트 슬라이딩으로 3루에 도달했다. 그런데 이 순간, 로사리오가 1-2루 사이에서 허무하게 주루사를 당했다. 3루쪽으로 향했던 SK의 송구가 커트맨에게 잡히지 않고 내야쪽으로 약간 구르는 틈을 노려 2루까지 가려고 한 듯 보인다.
그러나 공이 완전히 빠진 상황이 아니었다. 투수 박희수가 정위치에서 백업을 하고 있었다. 결국 로사리오는 박희수의 재빠른 1루 송구로 인해 런다운에 걸렸다. 그리고 3루 주자가 홈승부를 해볼 틈도 없이 순식간에 아웃되고 말았다. 결과론이지만, 로사리오가 런다운에 걸리지 않고 1루에 남았더라면 한화는 동점을 도모할 기회가 있었다. 다음 타석에는 최근 팀내에서 가장 주목받고 있는 양성우가 대기하고 있었다. 그러나 동점 기회를 만들어보지도 못한 채 이닝을 끝내야 했다. 이런 식의 어정쩡한 주루사들이 반복될 수록 팀은 추진력을 잃을 수 밖에 없다. 빨리 뛸 수 없다면, 차라리 신중하게라도 뛰어야 할 듯 하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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