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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날 제수호의 신경은 온통 심보늬에게로 쏠렸다. 로봇에 제대로 버그가 걸린 것이다. 결근한 심보늬로 인해 사무실에 인기척만 들리도 심보늬가 아닐까 철렁했고, "내가 왜 매달려야 하지" 납득이 안가도 전화통을 붙들었다. 발걸음은 자신도 모르게 심보늬 집 앞을 향했고 그런 자신을 자책하다가도 바로 "밥은 먹었나?" 걱정했다. 또 다른이에게 웃어주는 심보늬에 "아주 아무한테나 보고 웃어요. 이해를 할 수가 없어요. 그게 웃을 일이냐고. 답답하다 답답해"라고 질투했다. 심지어 꿈에도 나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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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수호는 이 마음을 애써 '버그'로 단정짓고 스스로를 세뇌시킨다. 철저히 이성적이고 계산적인 두뇌로 인생에 별반 실패를 느끼지 못했을 그지만, 이 노력은 이제 통하지 않을듯 하다. 심지어 미신을 믿지 않던 그가 부적이 되어주겠다며 오히려 심보늬의 세계를 인정해버린 모습은 극 중반에 이르러 제수호라는 캐릭터가 확실히 변화했음을 예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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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준열은 첫 회부터 지금까지 그런 제수호의 감정 변화를 점차적으로 녹여냈다. 로봇같던 말투는 미묘하게 감정이 묻어났고 CEO의 카리스마를 보이다가도 가끔은 표현을 덜 배운 아기 같은 웃음을 지어보인다. 이런 복잡다난 제수호의 모습을 그는 섬세하게 하나씩 꺼내보이고 있다. 흐름상 2막이 시작되어 본격적으로 '인간화'된 제수호의 감정적 직진이 앞으로 '운빨로맨스'의 최대 관전 포인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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