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들이 가장 걱정하고 또 흔하게 발생하는 질환 중 하나가 '자궁근종'이다. 자궁근종은 근육세포로 만들어지는 혹으로 자궁근층에 생기며, 가장 흔한 여성 골반 내 종양이다. 가임기 여성의 12~25%에서 발견된다. 폐경 전 이뤄지는 자궁적출술의 40~50%는 자궁근종으로 인한 것이다.
김태준 호산여성병원 산부인과 원장은 "자궁근종은 여성호르몬이 분비되며 2차성징이 나타나는 사춘기부터 장기간에 걸쳐 서서히 자란다"며 "50대 이상으로 접어들면 자궁근종 치료 빈도가 상대적으로 줄어드는데 이는 폐경 이후에는 대부분 근종의 크기가 변하지 않고 유지되거나 작아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근종으로 나타나는 증상은 자궁에 나타나는 위치에 따라 판이하며, 가장 흔한 증상은 '월경과다'다. 점막 아래에 생긴 근종은 1㎝ 정도의 작은 크기로도 과다생리를 유발할 수 있다. 이밖에 생리통, 빈뇨, 불임, 조기진통, 산후출혈 등을 꼽을 수 있다.
김태준 원장은 "특별한 증상이 없다면 자궁근종을 치료하지 않고 정기적으로 관찰만 해도 충분하다"며 "근종의 70~80%는 1년 안에 이렇다 할 변화가 관찰되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어 "근종이 있어도 증상이 없다면 막연한 불안감에 떨 필요는 없으며 정기적인 초음파검사를 추천한다"고 덧붙였다.
대부분의 사람들이 자궁근종이 있다는 이야기를 들으면 수술적 치료부터 떠올리기 마련이다. 하지만 최근엔 경구치료제가 개발돼 수술 없이도 자궁근종에 의한 증상을 치료할 수 있다.
대표적으로 경구용 피임약 등 프로게스틴(난소·태반에서 합성돼 수정란의 착상·임신 유지 등 프로게스테론의 작용을 하는 여성스테로이드호르몬 총칭) 제제가 쓰이며 이는 월경과다를 조절할 수 있는 약제다. 간혹 위장관계 부작용 등이 나타날 수 있지만 젊은 가임기 여성이 가장 먼저 시도해 볼 수 있는 치료법이다.
근종의 크기를 줄이고 증상을 호전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미국 식품의약국(FDA)이 유일하게 승인한 약물은 'GnRH(생식샘자극호르몬방출호르몬, gonado-tropin releasing hormone) 주사'다. 이를 주사하면 일시적으로 폐경과 유사한 상태를 만들어 근종의 크기가 줄어드는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다만, 폐경과 유사한 상태를 만들기 때문에 갱년기에 흔히 나타나는 안면홍조, 발한, 불면증, 골밀도 감소 등을 야기할 수 있어 6개월 이상 활용하지 않는다.
김태준 원장은 "GnRH치료를 중단한 뒤에는 부작용이 사라지지만 감소했던 근종 크기도 원래대로 돌아간다"며 "따라서 자궁근종수술 전 빈혈을 교정하거나, 다른 내과적 질환으로 근종 치료를 미루거나, 폐경이 가까운 여성이 수술을 피하려고 할 때 일시적으로 유용하다"고 말했다. 이어 "개복수술을 피하고 싶거나 질식·복강경 수술을 원하는 경우에도 쓰인다"고 덧붙였다.
김 원장은 "최근에는 프랑스 HRA파마가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신풍제약이 판매하는 SPRM(선택적 프로게스테론수용체 조절제, Selective Progesterone Receptor Modulator) 계열의 자궁근종 치료제인 '이니시아정'(성분명 울리프리스탈아세테이트, Ulipristal acetate)이 좋은 반응을 얻고 있다"고 소개했다.
이 약물은 1일 1회 1정 복용으로 자궁근종으로 인한 출혈을 신속하게 억제하고, 근종세포 증식을 억제할뿐만 아니라 사멸을 유도해 근종 크기를 줄여준다. 3개월 간 복용 종료 후에도 줄어든 근종 크기가 최대 6개월까지 유지돼 효과를 인정받았다.
김 원장은 "수술치료에 의존했던 자궁근종 환자들도 앞으로는 장기적 약물 치료요법이 가능해질 것"이라며 "자궁동맥색전술, 하이푸(HIFU), 약물치료 등이 널리 사용되면서 치료법 선택의 폭이 넓어졌다"고 밝혔다.
다만, 출산 계획, 나이, 기타 질병 유무에 따라 선택할 수 있는 치료법이 제한될 수 있다. 모든 치료에는 그에 따른 부작용도 고려해야 하는 만큼 산부인과 전문의와 상의한 뒤 자신에게 가장 알맞은 치료법을 선택해야 한다.
이규복 기자 kblee34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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