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시가 새 역사를 쓰고 있다.
리오넬 메시(29)는 22일(이하 한국시각) 미국 텍사스주 휴스턴의 NRG스타디움에서 열린 미국과의 2016년 코파아메리카 센테나리오 4강전에서 1골-2도움을 올리는 맹활약을 펼치며 아르헨티나의 4대0 승리를 견인했다. 아르헨티나는 '개최국' 미국을 손쉽게 제압하고 결승전에 안착했다. 27일 콜롬비아-칠레전 승자와 우승을 두고 최종전을 벌인다.
메시는 이날 오른쪽 윙포워드로 나섰다. 전반 2분 에세키엘 라베치의 선제골을 돕는 환상적인 로빙 패스로 포문을 열었다. 전반 32분에는 자신이 얻은 프리킥을 직접 왼발로 차 넣으며 A매치 55호골을 쐈다. 후반 41분에는 곤살로 이과인의 골을 어시스트하며 대미를 장식했다.
메시는 이날 득점으로 아르헨티나의 A매치 최다골 기록을 경신했다. 종전 기록은 가브리엘 바티스투타(은퇴)가 작성한 54골이었다. 이제부터 메시가 A매치에서 골을 터뜨릴 때 마다 아르헨티나 축구사가 새로 쓰여진다.
하지만 기뻐하기는 이르다. 아직 2% 부족하다. A매치 최다골 기록으로는 채울 수 없는 목마름이 있다. 국제무대 우승컵이다.
메시는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 선수다. 이견이 없다. 하지만 자국의 대선배 디에고 마라도나를 넘지 못했다는 평가다. 단지 국제대회 우승 경험이 없다는 이유 때문이다. 메시는 2005년 A대표팀에 발탁됐다. 2006년 독일월드컵이 처음 경험한 메이저대회다. 하지만 8강에서 쓴 잔을 마셨다. 이후 2010년 남아공월드컵에서도 8강 문턱을 넘지 못했다. 2014년 브라질월드컵에서는 독일에 밀려 준우승에 그쳤다. 반면 마라도나는 1986년 멕시코월드컵에서 아르헨티나를 최정상에 올려놓았다.
메시는 코파아메리카와도 악연이었다. 메시는 지금까지 총 세 번의 코파아메리카에 출전했다. 준우승만 두 번 했다. 자국에서 열린 2011년 대회에서는 8강에 그치며 제대로 체면을 구겼다. 메시에게 국가대표팀 유니폼은 맞지 않는 옷인양 느껴졌다.
그토록 뛰어 넘고 싶은 마라도나의 아성. 공격포인트와 개인수상 경력에서는 메시가 이미 마라도나를 추월했다. 하지만 반쪽 짜리다. 조국에 우승컵을 선사하지 못하는 이상 '대표팀 부진' 오명은 평생 메시의 발목을 잡을 족쇄다. 이번이 적기다. 과거와는 확연히 다르다. 메시는 이번 대회 4강전까지 5골-4도움을 올렸다. 아르헨티나는 총 18골을 넣었다. 메시가 아르헨티나 공격의 절반을 책임지고 있는 셈이다. 그라운드에서 뿜어내는 존재감은 그 이상이다. 불멸의 전설을 향한 메시의 도전, 이제 딱 한 계단 남았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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