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5월 핸드볼 여자대표팀의 유럽 전지훈련.
우선희(38·삼척시청)는 틈만 나면 휴대전화를 들었고 그럴 때마다 미소가 끊이지 않았다. 지난해 낳은 딸 초아와 눈맞추기에 여념이 없었다. 코트에서는 상대 골망을 가차없이 흔드는 승부사였지만 바깥에선 영락없는 '엄마'였다.
임영철 여자대표팀 감독은 2016년 리우올림픽 본선을 앞두고 우선희를 호출했다. 사실 우선희의 리우행 가능성은 높지 않았다. 지난해 출산 뒤 휴식을 취하다 올 초에 팀에 복귀했다. 잠시 코트를 떠나 있었던 만큼 경기 감각에 대한 우려가 컸다. 하지만 SK핸드볼코리아리그를 통해 건재함을 과시하면서 임 감독의 낙점을 받았다. 베테랑이라는 구심점이 필요했던 임 감독에게 우선희는 최고의 카드였다.
우선희는 23일 서울 방이동 SK핸드볼경기장에서 열린 리우올림픽 미디어데이에서 "뒤늦게 엄마 대열에 합류했다. 예전엔 부모님을 위해 뛴다는 마음가짐이었지만, 지금은 딸아이에게 자랑스런 엄마의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열망이 크다"고 밝혔다. 그는 "출산 뒤 몸을 만드는 게 제일 어려웠다"고 웃은 뒤 "힘든 훈련을 이겨낼 수 있었던 것은 딸아이였다. 한달동안 떨어져 있는 와중에 매일 2~3차례 영상통화를 하며 지켜봤는데 귀국해보니 엄청 자라 있더라"고 행복한 표정을 지었다.
임영철호는 메달권 진입을 1차 목표로 두고 있다. 하지만 유럽의 쟁쟁한 강호들을 넘을 수 있을진 미지수다. 우선희는 "유럽 전지훈련 도중 부상을 하는 바람에 100% 소화는 못했지만 이미지 트레이닝을 통해 대처법을 연구하는데 주력했다"며 "감독님은 팀의 기둥 역할을 원하신다. 후배들은 나이 차이가 크지만 패기가 넘친다. 내가 의지할 수 있는 부분이다. 활기차게 훈련하고 있는 만큼 경기에서도 이런 강점이 드러날 것"이라고 기대감을 나타냈다.
2004년 아테네 대회서 '우생순 신화'의 주역이었던 우선희는 2012년 런던 대회에 이어 세 번째 도전에 나선다. 올림픽, 아시안게임 등 수많은 국제무대에서 메달을 목에 걸었던 우선희는 또 한번의 메달 사냥을 다짐 중이다. "아직까지 (국제대회) 메달을 따보지 못한 선수들이 많다. 그 선수들이 메달을 목에 거는데 내가 작은 보탬이 되길 바란다. 아마도 이번 대회가 (대표팀에서의) 마지막 기회라는 생각이다. 최선을 다하겠다."
박상경 기자 ppark@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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