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6일 경기도 안산 아일랜드 리조트(파72·6522야드)에서 벌어진 한국여자프로골프(KLPGA) 투어 비씨카드·한경 레이디스컵 최종 라운드.
18번 홀(파5) 주변에 모인 갤러리는 '아마추어' 성은정(17·금호중앙여고)의 우승을 의심하지 않았다. 마지막 홀을 남겨두고 2위권에 3타차 앞선 13언더파를 기록 중이었기 때문이다.
하지만 운명의 여신은 성은정을 향해 웃지 않았다. 17번 홀까지 침착함을 잃지 않던 성은정의 샷이 갑자기 흔들렸다. 티샷이 아웃 오브 바운스(OB)가 된 뒤 네 번째 샷도 깊은 러프에 들어갔다. 성은정은 여섯 번째 샷 만에 공을 그린에 올렸다. 여전히 우승 가능성은 존재했다. 남아있는 더블 보기 퍼트를 성공시켜야 했다. 그러나 이 퍼트가 홀컵을 살짝 빗나가고 말았다. 성은정은 한꺼번에 세 타를 잃으면서 이미 경기를 마친 최은우(21·볼빅)와 10언더파 278타로 동타를 이뤘다.
또 한 명의 선수도 연장전에 합류했다. '미녀 골퍼' 오지현(20·KB금융그룹)이었다. 오지현은 18번 홀에서 천금 같은 버디를 낚으면서 10언더파로 올라서며 극적으로 연장전행 티켓을 따냈다.
세 선수 모두 연장에선 한샷한샷에 정성을 들였다. 두 프로 선수가 페어웨이에 티샷을 떨어뜨린 반면 아마추어 성은정은 또 다시 티샷을 러프 쪽으로 보내고 말았다. 이어 공보다 발이 낮은 두 번째 샷 상황에서도 아이언 대신 우드를 잡았다. 공격적이었지만 다시 그린 옆 러프에 빠지고 말았다.
결국 승부는 퍼트에서 갈렸다. 최은우와 성은정의 버디 퍼트는 실패로 돌아갔다. 그러나 오지현의 퍼트는 그대로 홀로 빨려 들어갔다. 18번홀에서 버디를 잡았던 오지현은 연장전에서도 비슷한 위치에 세번째 샷을 떨어뜨리는 노련함을 보였다.
다잡았던 우승을 놓친 성은정은 고개를 떨구고 눈물을 흘릴 수밖에 없었다. 성은정이 우승을 차지했다면 2012년 롯데마트 여자오픈에서 우승한 김효주(21·롯데) 이후 4년 만에 아마추어 우승자가 탄생할 수 있었다.
오지현은 이번 우승으로 KLPGA 개인 통산 2승을 챙겼다. 2014년 프로로 전향한 오지현은 지난해 11월 ADT 캡스 챔피언십에서 우승을 맛본 뒤 7개월 만에 우승컵에 입맞췄다. 오지현은 "힘든 하루였는데 큰 선물이 된 것 같다"며 "18번 홀에서 리듬만 생각하자고 친 것이 좋은 결과로 이어진 것 같다"며 환하게 웃었다.
김진회 기자 manu35@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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