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의 오승환이 마무리 시험무대에서 힘겹게 성공했다.
오승환은 29일(한국시각) 미국 미주리주 캔자스시티 카우프만 스타디움에서 열린 캔자스시티 로얄스와의 원정경기에서 8-4로 앞선 9회말에 등판했다. 팀의 마무리 투수였던 트레버 로젠탈이 최근 연이은 부진 탓에 마이크 매서니 감독으로부터 '마무리 보직' 변경을 통보받은 가운데 오승환이 가장 마지막 순간에 등판했다. 4점차 리드라 세이브 상황은 아니었지만, '대체 마무리투수'로서 테스트를 받은 셈이다.
새로운 보직에 대한 부담감이 있었던 듯 하다. 오승환은 안타 2개와 볼넷 1개를 허용해 만루 위기를 자초하는 등 압도적인 모습을 보여주진 못했다. 그러나 끝내 위기를 스스로 돌파하며 실점하지 않았다. 마무리 투수로서의 역할에는 충실했다.
이날 세인트루이스는 선발 마이클 와카가 6이닝 9안타 4실점(3자책)을 기록하고 마운드에서 내려온 뒤 8-4로 앞선 7회와 8회에 각각 조나단 브록스턴, 케빈 시그리스트를 올렸다. 이 두 투수는 오승환과 함께 로젠탈의 대체 마무리투수로 현지 언론에 언급되던 인물들. 그러나 매서니 감독은 브록스턴과 시그리스트를 먼저 쓰고, 팀의 클로저 임무를 오승환에게 부여했다. 그만큼 오승환에 대한 신뢰가 더 강하다는 증거다.
지난 25일 시애틀전 이후 3일간 쉬었던 오승환은 초반 투구 밸런스가 잘 맞지 않았다. 9회말 선두타자 크리스티안 콜론을 상대로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을 허용했다. 이는 지난 1일 밀워키전 이후 28일 만에 허용한 오승환의 시즌 9번째 볼넷이었다.
이어 오승환은 후속타자 드류 부테라에게도 중전안타를 맞았다. 볼카운트 1B2S에서 던진 4구째 시속 88마일(약 142㎞)짜리 슬라이더가 안타로 이어졌다. 무사 1, 2루에 몰린 오승환은 후속 화이트 메리필드를 우익수 뜬공으로 처리했으나 다음타자 알시데스 에스코바에게 다시 우전안타를 허용해 1사 만루 위기를 자초했다. 홈런 한 방이면 순식간에 동점이 되는 상황이었다.
그러나 오승환은 위기속에서 오히려 침착함을 되찾았다. 대타로 나온 알렉스 고든을 볼카운트 2B2S에서 94마일(약 151㎞)짜리 패스트볼로 3루 파울플라이 처리한 뒤 에릭 호스머 역시 볼카운트 2B2S에서 93마일(150㎞)짜리 패스트볼을 던져 내야 땅볼을 유도했다. 타구를 잡은 유격수 그렉 가르시아가 2루를 직접 밟아 경기를 끝냈다.
비록 만루 위기를 허용했으나 일단 오승환은 무실점으로 경기를 끝내며 마무리 테스트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향후 더 많은 마무리 기회가 부여될 듯 하다. 이날 무실점을 기록하며 오승환의 시즌 평균자책점은 종전 1.66에서 1.62(39이닝 7자책)으로 낮아졌다.
이원만 기자 wma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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