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래도 지난 3년간 해놓은 게 있는데, 쉽게 무너지겠어요?"
대다수 야구인들이 시즌 개막에 앞서 넥센 히어로즈를 최하위권 전력으로 평가할 때, 막연한 기대는 있었다. 2013년 염경엽 감독이 지휘봉을 잡은 후 3년 연속 포스트 시즌 진출. 계량화하기 어려운 자산, 경험과 노하우가 축적됐다. 지난 시간에 사투하며 얻은 소득은 더 있다. 가을 무대에서 더 높은 곳을 바라보다가 시행착오를 겪고 좌절을 맛봤는데, 코칭스태프와 선수 모두 자신감을 얻었다. 히어로즈가 더이상 마이너 구단이 아니라는 확신. 현장의 야구인들은 콕 집어내긴 어려워도, 히어로즈에는 남다른 무엇이 있다고 말한다.
그래도 예상을 뛰어넘는 반전이다. 4~5월을 달려온 히어로즈가 반화점을 돌아 한여름에도 계속해서 뻗어나가고 있다. 4일 현재 42승1무34패, 승률 5할5푼3리, 3위. '투톱 체제'를 굳힌 1~2위 두산 베어스와 NC 다이노스 밑에서 견고한 아성을 구축했다. 4~5위를 오르내리더니 지난 5월 29일부터 3위를 지키고 있다.
큰 변화속에 맞은 2016년 시즌이다. 타선을 든든하게 끌어줬던 중심타자 박병호와 유한준, 에이스 앤디 밴헤켄, 마무리 손승락이 팀을 떠났다. 선발 투수로 기대를 모았던 조상우, 불펜의 주축 한현희가 개막도 하기 전에 시즌을 접었다. 그동안 키워온 전력의 절반 이상이 빠져나간 셈이다. 지난 3년과는 전혀 다른 전력으로 시즌을 시작했다. 히어로즈는 이런 변화를 컨택트를 중심에 둔 타격, 기동력으로 이겨냈다. 4일 현재 히어로즈는 팀 도루 1위, 득점 2위, 3루타 1위다.
전력 이상으로 경기장 환경이 크게 달라졌다. 누구도 경험해보지 못한 국내 최초의 실내구장, 고척 스카이돔 시대를 맞았다. 한여름 장마철 더 주목받는 고척돔이다.
이번 시즌 고척돔에서 열린 42경기에서 25승17패, 승률 5할9푼5리. 26승1무17패-7할2푼2리를 마크한 두산 베어스에 이어 홈승률 2위다. 17승1무17패, 5할을 찍은 원정경기 승률보다 1할 가까이 높다. 히어로즈는 비로 인해 불규칙한 일정이 이어진 지난 주 6경기에서 5승1패를 기록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새로운 경기장 환경이 유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히어로즈 구단 관계자는 "비와 바람, 햇볕, 습도 등 외부 요인의 영향을 받지 않고 경기에 집중할 수 있다는 게 장점이다"고 했다. 우천 취소없이 정해진 일정을 착실하게 소화할 수 있다는 점이 긍정적이다.
염경엽 감독은 "목동구장 시절에는 애매하게 비가 오면 선수들이 훈련에 집중하기 어려웠다. 이런 불확실한 요소없이 경기를 준비하고 경기를 진행할 수 있어 좋다. 악천후에 경기를 하다보면 정상적인 플레이가 어렵고 부상 위험이 큰데, 이런 걱정을 안 해도 된다"고 했다. 지난해까지 한여름 혹서기가 되면 염 감독은 외부 훈련을 최소화했다. 염 감독은 "한여름 무더위, 장마철에 더 유리하게 작용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내야수 김하성은 "예전에는 한낮 땡볕 아래서 3~4시간씩 훈련을 했다. 고척돔에서는 체력부담이 덜하다"고 했다.
최고로 갖춰진 고척돔의 시설도 선수들의 경기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는 게 구단 관계자의 설명이다. 선수단 라커와 웨이트 트레이닝 시설 모두 국내 구단 중 최고 수준이다. 선수들의 휴식을 위한 전용 라운지까지 따로 만들었다. 시설이 열악했던 목동구장 시절에는 상상하기 어려웠던 환경이다.
우천 취소로 인한 잔여경기를 소화하는 시즌 후반도 기대된다. 원정 잔여경기를 띄엄띄엄 소화하게 되는데, 경기에 집중할 수 있다.
민창기 기자 huelv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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