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의 기세가 한풀 꺾였다.
제주는 2016년 현대오일뱅크 K리그 클래식 초반 돌풍을 몰고왔다. 화끈한 득점력을 앞세워 자신들만의 색깔을 리그에 각인시켰다. 올해는 기필코 아시아챔피언스리그(ACL) 진출을 이루겠다는 각오가 단단했다.
지난달 초까지 좋은 흐름은 계속 이어졌다. 제주는 지난달 6일과 11일 각각 서울(4대3 제주 승), 광주(3대2 제주 승)를 극적으로 잡아내며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문제는 이후였다. 너무 들떠서였을까. 제주는 상주와의 리그 14라운드에서 0대4로 와르르 무너졌다. 믿기 힘든 충격적인 패배였다. 그간 제주는 수비력이 약점으로 지적됐다. 그럼에도 불구, 4실점은 도저히 받아들이기 어려운 결과였다. 당시 조성환 제주 감독도 "경기 후 전화를 받기 힘들 정도로 힘든 심정이었다"고 밝힌 바 있다.
이어진 포항전에서 3대1로 승리하며 반전의 계기를 마련한 듯 보였다. 하지만 이후 치러진 3경기에서 1무2패에 그치며 3경기 연속 무승이다. 조 감독의 속도 바짝 타들어갔다. 특히 18라운드 인천전 1대2 패배는 더욱 뼈 아팠다. 후반 40분 이근호의 골로 승리를 챙기는 듯 했다. 하지만 경기 막판인 후반 44분과 48분 연거푸 실점하며 고배를 마셨다. 거짓말 같은 패배였다. 조 감독은 "마음처럼 되지 않는 것 같다. 인천전은 정말 가슴 아픈 패배"라며 "이근호의 득점이 결승골이 될 것 같았지만 막판 집중력 저하로 연속 실점한 부분은 너무나도 아쉽다"고 밝혔다.
이대로는 위험하다. 제주가 승리를 챙기지 못하며 제자리 걸음을 하는 동안 울산, 포항, 상주가 치고 올라왔다. 제주(승점 27)는 현재 리그 5위다. 희망은 있다. 2위 서울(승점 30)과 승점 3점 차에 불과하다. 조 감독은 "어려운 시기다. 그러나 다행히 아직 많이 처진 상황은 아니다"면서 "선수단 분위기가 다소 가라앉아있는데 빨리 회복해야 한다"고 말했다.
조 감독이 묘책을 꺼냈다. 소통의 장을 마련했다. 4일 소고기 파티를 열었다. 조 감독은 "이기고 먹으면 더 좋을텐데 침체된 선수들에게 자리를 만들어주는 것도 의미가 있겠다 싶었다"고 했다.
선수들과의 거리도 좁힐 생각이다. 조 감독은 "선수단 단체 미팅도 중요하지만 1대1로 면담하는 횟수를 늘릴 계획이다. 다들 모인 자리에서 이야기하기에 민감한 부분들도 개인적인 대화를 통해 풀어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미 좋은 선례가 있다. 김호남이다. 올 겨울 제주에 입단한 김호남은 시즌 초반 부진했다. 경기력이 기대만큼 올라오지 않았다. 그러나 최근 김호남의 페이스가 부쩍 올라왔다. 어느덧 4골-2도움으로 공격 첨병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조 감독은 "김호남이 답답해 하는 것 같아 몇 차례 개인 면담을 했다. 선수가 스스로 짐을 많이 지고 있어 덜어주고 싶었을 뿐"이라고 말했다.
임정택 기자 lim1s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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